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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MBC 일일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이하 '하이킥3')의 복잡한 러브라인에 때로는 크리스탈식 사랑법도 필요하다.
28일 방송된 '하이킥3'에서 수정(크리스탈 분)은 평소 자신이 마음에 품고 있던 태민(태민 분)이 여자친구와 헤어졌다는 사실을 알고 곧바로 사귀자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태민이 잠시 망설이자 수정은 "3초 안에 결정해"라며 재촉했고, 태민이 수정의 고백을 받아들여 둘은 커플이 됐다.
커플이 된 수정과 태민은 커피숍에서 데이트를 하고, 커플링을 맞추는 등 알콩달콩한 애정행각을 벌였다. 그러나 태민이 쉬지 않고 문자메시지를 보내자 수정은 교제를 시작한지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 싫증을 냈다. 결국 문자 메시지로 고백했던 수정은 이별 역시 문자 메시지로 통보하며, 사귄 지 23시간 38분만에 갈라섰다.
현재 '하이킥3'에는 짝사랑 중인 캐릭터가 가득하다. 체육교사 지석(서지석 분)은 국어교사 하선(박하선 분)을 좋아하지만, 주위만 맴돌 뿐이다. 영욱(고영욱 분)과 하선이 헤어진 사실을 알게 된 뒤 하선이 좋아하는 콘서트 티켓도 구해놓은 지석은 선뜻 하선에게 같이 콘서트를 보러 가자고 말할 용기도, 좋아한다고 고백할 용기도 없다.
오히려 너무 가볍게 연애하는 조카 수정의 모습이 이해되지 않는 지석이다. 지석은 남자친구와 하루도 안돼 헤어졌다는 수정에게 "어제까지만 해도 서로 운명이니 어쩌고 하더니. 너희 너무 한 것 아냐? 무슨 사랑이 그렇게 쉽고 빨라. 말부터 하고 보고"라고 했다. 그러나 수정의 마음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수정은 지석에게 사뭇 진지한 대답을 했다.
"그게 어떻게 쉬워? '좋아한다. 사귀자' 이런 말 하는 거 나도 어려워. 그렇지만 뭐 별 수 있어? 사람 마음이 눈에 딱 보이는 것도 아니고, 말을 해야 마음이 전달될 것 아냐. 좋아한다고 말도 안하고 있다가 그 사람 놓치면 나만 손해잖아. 왜? 내 말이 틀렸어?"
지석은 수정의 말을 듣고, 진짜 못난 건 자신이란 사실을 깨달았다. 지석은 뒤늦게 하선에게 달려가 함께 콘서트를 보러 가자고 청했지만, 이미 하선은 친구들과 약속 때문에 떠나려던 순간이었다. "다른 분과 재미있게 보세요"란 하선의 말에 쓸쓸히 뒤돌아선 지석은 발걸음을 돌려 하선이 탄 버스를 향해 뛰었고, 열린 창문 사이로 하선에게 "다음에는 안늦을게요. 다음에는 나 안늦을거라고요. 뭐든 절대!"라고 외쳤다. 이 고백은 이미 망설임을 반복하다 진심을 전하지 못하고 영욱에게 하선을 빼앗겼던 기억이 있는 지석이라 더 큰 의미가 있었다.
지석 외에도 크리스탈의 사랑법을 보고 배울 필요가 있는 인물들이 여럿 있다. 보건소 직원 진희(백진희 분)는 보건소 의사 계상(윤계상 분)을 좋아한다. 계상의 친절한 미소에 설레는 진희는 고백은커녕 술에 취해 옷걸이를 껴안고 "나 윤선생님 좋아하나 봐요"라며 주정 부린다.
계상을 좋아하는 이는 또 있다. 옆집에 사는 고등학생 지원(김지원 분)도 계상에게 따뜻함을 느끼고 있다. 남들은 재미 없다고 혹평한 승윤(강승윤 분)의 영화를 지원은 계상과 나란히 붙어앉아 계상의 방귀 장면이 너무 웃긴다며 수 차례 돌려 본다. 하지만 둘 사이 마음의 거리는 어느 정도에서 좁혀지지 않고 머물러 있다.
그리고 계상의 조카 종석(이종석 분)은 지원을 마음에 두고 있다. 까칠하고 무뚝뚝한 종석은 사랑에도 서툴러 지원에게 마음을 고백할 용기를 내지 못한다. 게다가 삼촌 계상을 향한 지원의 마음을 눈치채며 종석은 점점 움츠려 들 뿐이다.
사실 '하이킥3' 인물들 중 상대방에게 속마음을 고백한 건 찌질한 고시생 영욱과 변덕쟁이 수정뿐이다. 나머지는 모두 사랑 앞에 소심한 태도를 보인다. 과연 이 답답하고 복잡한 러브라인에 누가 먼저 용기를 내고 다가갈 지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에 관심이 쏠린다.
[크리스탈, 서지석, 박하선(위부터). 사진 = MBC 화면 캡처]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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