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윤세호 기자] ‘빅3’ 결성 후 2년차를 맡는 마이애미 히트가 지역방어에 고전하고 있다.
마이애미는 3일 애틀란타전에서 92-100으로 패배, 올 시즌 최저득점을 기록하며 시즌 첫 패배를 당했다.
패배의 원인은 상대의 지역방어였다. 마이애미는 후반 애틀란타의 지역방어를 뚫지 못하며 공격이 침묵했다. 애틀란타가 제임스와 웨이드에 대비해 조직적인 지역방어를 펼치자 마이애미는 공수 전체에서 리듬이 깨져버렸다.
애틀란타는 제임스와 웨이드가 공격을 주도할 때마다 마크맨 외에 돌파에 대비하는 빅맨과 패싱라인을 차단하는 외곽 선수를 대기시켜놓았다. 돌파 공간을 주는 척 하면서 돌파에 임하는 즉시 트랩디펜스를 걸었다. 리그 최고의 스피드를 자랑하는 제임스와 웨이드도 3명의 견제 앞에선 속수무책으로 당했고 팀의 중심이 휘청거리자 마이애미 전체가 흔들렸다.
마이애미가 지역방어에 고전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이날 뿐이 아니다. 마이애미는 지난 12월 28일 보스턴전에서도 지역방어에 공격이 막히며 역전패를 당할 위기에 처했다. 당시 보스턴은 5명의 선수 모두 페인트존 근처에 대기, 제임스와 웨이드의 돌파를 저지하기 위한 극단적인 지역방어를 펼쳤다. 신인 가드 노리스 콜의 외곽슛이 없었다면 마이애이는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한 채 좌초됐을 것이다.
마이애미의 지역방어 악몽은 지난 시즌 파이널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마이애미는 제이슨 키드, 숀 메리언, 타이슨 챈들러가 중심이 된 댈러스의 변칙적 팀수비에 철저히 봉쇄당했다. 특히 에이스 제임스는 파이널 한 경기 평균 득점이 20점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4쿼터에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마이애미가 지역방어에 고전하는 이유는 선수 구성에 있다. 마이애미 공격을 이끄는 제임스, 웨이드, 보쉬 모두 돌파에 장점이 있고 공을 지난 상태에서 공격을 풀어간다. 특히 제임스와 웨이드는 꾸준히 점프슛을 꽂아 넣기 보다는 돌파로 상대 수비진을 흔들면서 팀 공격을 전개한다. 빅맨 보쉬도 상대 수비를 유도하고 킥아웃 패스에 유용한 포스트업 보다는 페이스업 공격에 능하다. 영리하고 경험 많은 베테랑 포인트가드가 있다면 빅3의 특징을 살려 지역방어를 무너뜨릴 수 있지만 마이애미의 포인트가드는 3년차 가드 마리오 찰머스와 루키 노리스 콜이 맡고 있다.
지역방어에 대한 마이애미의 고전은 숫자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이 스포츠 통계 기업 Synergy Sports에 의뢰한 자료에 따르면 마이애미는 상대가 지역방어를 펼칠 때 38.1%의 필드골 성공률을 기록했다. 반면 마이애미는 상대가 맨투맨 수비에 임할 때는 48%, 속공 상황에선 69.7%의 팀야투율로 월등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마이애미가 앞으로도 지역방어에 고전할 것으로 예상하기는 쉽지 않다. 무엇보다 마이애미는 젊은 팀이다. 에릭 스포엘스트라 감독이 41세, 빅3등의 마이애미의 주축 선수들 모두 20대다. 재능에 있어선 어느 팀도 마이애미를 따라올 수 없다. 이들은 뼈아픈 패배를 반복할수록 빠르게 발전할 것이다. 게다가 올 시즌 새로 영입한 베테랑 포워드 셰인 베티에와 지난 시즌 후반에 복귀한 빅맨 우도니스 하슬렘은 수비력과 더불어 정확한 외곽슛을 지니고 있다. 빅3가 이들과 호흡을 맞춰 꾸준히 오픈찬스를 만들어 낼 수만 있다면, 상대의 지역방어를 무너뜨리는 건 어렵지 않다.
마이애미의 팀 수비는 최정상급이다. 제임스와 웨이드는 엄청난 운동능력을 활용해 트랩디펜스와 로테이션 수비를 빈틈없이 펼쳐 상대의 실책을 유도한다. 이들에게 스틸은 곧 속공 득점이며 공수 마진 플러스 4점의 효과를 지닌다. 올 시즌 마이애미가 덴버에 이어 가장 빠르고 가장 많은 공격권을 가져가고 있는 것도 상대에게 수많은 턴오버를 유도하는 철벽수비에 있다. 상대팀의 지역방어를 무너뜨리는 순간, 마이애미 왕조가 시작될 것이다.
[마이애미 르브론 제임스. 사진 = gettyimagekorea/멀티비츠]
윤세호 기자 drjose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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