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유정 기자] KIA 타이거즈 선동열 감독이 시즌 중 상대팀들과의 에이스 맞대결에 "결코 피하지 않겠다"는 말을 내놓았다.
선동열 감독은 해태 타이거즈 선수시절 이제는 고인이 돼 버린 전 롯데 자이언츠 투수 최동원과 15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무승부라는 전무한 기록을 남긴 바 있다. 이 경기는 최근 개봉한 영화 '퍼펙트게임'을 통해 재조명 됐고, 다시금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선 감독은 "영화는 잘 봤다"며 멋쩍은 듯 웃더니, "영화이다 보니까 사실과 조금 다른 내용들이 있었다. 그래도 재미있게 잘 봤다. 영화를 본 지인들이 연락을 해 와서 쑥스럽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그 때는 투수들이 15회까지 던지는 것이 크게 이상하지는 않았지만, 요즘은 9회 완투승만 거둬도 대단한 것이 됐다. 아마 (최)동원이 형과 나의 맞대결을 지금 재현한다면 류현진, 김광현, 윤석민 정도의 대결이 되지 않겠냐"고 웃으며 말했다.
류현진(25,한화)과 김광현(24,SK)은 국내프로야구 3대 좌완으로 손꼽히는 선수들이다. 류현진은 프로 야구 데뷔 첫 해인 2006년 다승, 평균 자책, 탈삼진 1위로 투수 3관왕에 오르며 신인상과 MVP를 동시에 석권했다. 신인이라고 하기엔 믿기 힘든 뛰어난 활약으로 '괴물'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특히 2008년 베이징올림픽 본선에 국가대표로 참가해 캐나다전 완봉승을 포함해 17⅓이닝 동안 10피안타 13탈삼진 2실점 1.04의 평균 자책점으로 금메달 획득에 기여했다.
김광현은 프로 데뷔 2년 만인 2008년 다승 1위(16승), 탈삼진 1위(150개), 평균자책점 2위(2.39)의 성적을 거두었고, 2010시즌에도 다승 1위(17승), 탈삼진 2위(183개), 평균 자책점 2위(2.37)에 랭크돼 3년 연속 2점대 방어율을 기록했다.
위 두 사람과 달리 우완 투수인 윤석민은 2011시즌 27경기 출장해 17승 5패 1세이브 178탈삼진 2.45의 평균 자책점을 기록했다. 이에 트리플 크라운(방어율·다승·탈삼진)을 포함 승률 부문에서 1위를 수성하며 4관왕의 기염을 토했다. 이는 1991년 선동열 이후 20년 만에 투수 4관왕 타이틀 획득이다.
각 팀에서 에이스라는 타이틀이 붙은 선수들이기에 사람들은 시즌 중 이들의 맞대결에 대해 항시 관심을 갖고 있다. 선 감독은 "세 사람 모두 좋은 투수다. 올 시즌에 윤석민이 로테이션상 류현진이나 김광현과의 맞대결이 성사된다면 피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단호히 의사를 전달했다.
KIA의 올 시즌 개막전 상대는 SK다. 투수 로테이션상 각 팀의 에이스가 1선발로 나선다면 김광현과 윤석민의 대결은 피할 수 없게 된다. "투수는 자신의 로테이션에 맞춰 몸을 만드는데 상대 투수가 껄끄럽다고 해서 순서를 바꿀 수는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경기들을 통해 실패를 하든 성공을 하든 선수는 배워나갈 수 있다"는 선 감독은 "물론 투수 본인이 상당한 부담감이나 상황 상 힘들다 싶으면 거를 수는 있다. 마운드에 오르는 투수의 컨디션은 항상 최상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코 일부러 피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선 감독은 "요즘 투수들은 정신력이 많이 약해진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선발이라면 내가 나가는 경기를 본인 스스로가 책임지겠다는 각오로 나갈 필요가 있다. KIA 투수들은 캠프를 통해 한 층 더 강한 실력과 정신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KIA 선수단은 14일까지 국내에서 동계 합동 훈련을 실시한 후 15일 약속의 땅 미국 애리조나로 장소를 옮겨 2012시즌 우승을 향한 담금질을 지속 할 계획이다.
[선동열 감독. 사진 = KIA 타이거즈 제공]
김유정 kyj765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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