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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MBC '황금어장'의 작은 코너에 불과했던 '라디오스타'는 메인 코너였던 강호동의 '무릎팍도사'가 폐지된 후, 얼마 못 가고 좌초될 것이란 예상이 대다수였다.
'라디오스타'는 그 예상에 독설을 날리듯, 지금까지 건재하고 있으며, 현재 명실상부한 MBC 최고 인기 토크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 매력적인 MC 5인방이 있다. 그들의 매력을 심층 분석해 본다.
▲ 개그맨 김국진(47)
'라디오스타'의 큰형님. 그런데 큰형님답지 않게 동생들 눈치보기 바쁘다. 김구라의 윽박이나 윤종신의 깐죽에도 어쩔 줄 몰라 하는 순둥이 큰형님이다.
하지만 김국진은 MC 5인방 중 가장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 90년대 각종 시상식을 휩쓸며 최고의 개그맨으로 추앙 받던 김국진은 이 때문에 특별히 말이 많지 않아도 '라디오스타'의 무게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동생들이 마구잡이로 던지는 멘트를 차분히 정리할 수 있는 베테랑이다.
특히 아이돌 게스트들에게 과거의 유행어를 쏟아내며 아이돌을 어리둥절하게 하는 독특한 능력이 있다.
▲ 가수 윤종신(43)
'깐죽쟁이' 윤종신. 남이 흘린 개그 주워먹기의 달인이다. 그런데 그게 또 재미있다. 스쳐 지나간 멘트 하나라도 '이거다' 싶으면 바로 캐치해서 깐죽 멘트로 바꾸는 재치가 있다.
가벼워 보이는 말투지만 잘 보면 과감한 질문을 서슴지 않는다. 게스트가 민감한 얘기를 꺼내도 얼른 깐죽 멘트로 바꿔서 자칫 '라디오스타'가 너무 무겁게 흐르는 걸 방지한다.
그리고 사실 '고품격 음악 방송'을 표방하는 '라디오스타'에 가장 적합한 뮤지션. 1991년 1집 '처음 만날때처럼' 이후 총 13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한 실력파 가수 윤종신은 '라디오스타'가 '고품격 음악 방송'이란 콘셉트를 버리지 않는 한 결코 빠질 수 없는 MC.
▲ 방송인 김구라(42)
김구라는 '라디오스타'의 상징. 강호동 없는 '무릎팍도사'를 상상할 수 없듯 김구라가 빠진 '라디오스타'도 존재가치가 없다.
연예계 대표 독설가인 김구라는 인터넷 방송에서 지상파로 진출하고, 인기를 얻자 독설의 수위가 낮아졌다는 얘기도 있지만 '라디오스타'에서 만큼은 독설의 날을 세운다. 특히 무조건 나쁜 말, 듣기 싫은 말만 하는 독설가가 아니라 논리가 있는 독설가라 게스트도 질문을 무시할 수 없다. 음악적인 지식도 해박한데, 가끔 '라디오스타'에서 자기 음악 지식 자랑에 열을 올리기도 한다.
시청자들에게 잊혀진 연예인을 일부러 방송에서 계속 언급하며, 해당 연예인을 검색어 순위에 올려 놓는데 능통하다. 연예인 개인사뿐 아니라 방송가 내부 사정을 속속들이 알고 있다.
게스트의 답변이 마음에 안들거나 아이돌의 개인기가 어설프거나 할 때 바로 인상을 구기며 못 마땅한 표정을 짓는다. 김구라의 존재 때문에 게스트들이 '진솔한 얘기를 털어놓고 싶어서'가 아닌 '김구라와 한 판 붙어보기 위해서'를 이유로 '라디오스타'에 출연할 정도.
▲ 아이돌그룹 슈퍼주니어 멤버 규현(24)
'라디오스타' MC 5인방 중 나이로서 막내인 규현. 같은 그룹 멤버 김희철이 군 복무 때문에 하차하자 그 빈자리를 꿰찼다.
하지만 투입 초반 '라디오스타'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난을 받아야 했는데, 그도 그럴 것이 규현의 자리는 신정환, 김희철이 차지하고 있던 것으로 전임 MC들의 캐릭터와 입담이 너무 강했던 터라 자연스레 비교됐다.
본인도 의식했는지 요즘에는 나름 독한 질문을 던지려고 애쓰는데, 오히려 어설픈 듯한 그 모습이 재미있다. 뭔가 용기를 잔뜩 내서 독설 질문을 하는 듯한 규현의 표정은 '라디오스타' 막내다워 더 풋풋하다.
▲ 개그맨 유세윤(32)
'라디오스타' 경력상 막내인 유세윤. '뼈그맨', '건방진 도사' 등의 별명을 지닌 유세윤은 지금 발톱을 감추고 있는 중. 폐지된 '무릎팍도사'에서 게스트에게 독한 프로필을 날려대며 "우후훗" 하던 유세윤이 '라디오스타'에선 의외로 점잔을 빼고 있다.
하지만 MC 5인방 중 입담으로는 최고로 평가되며, 게다가 엄청난 개인기도 지니고 있다. 윤종신과는 이미 케이블채널 Mnet '비틀즈코드'를 진행하며 호흡을 맞춘 바 있어 둘의 콤비 플레이가 살아나고, 얌전한 척 앉아있는 유세윤의 내숭만 사라진다면 '라디오스타'의 화력은 배가 될 전망이다.
[김국진, 윤종신, 김구라, 규현, 유세윤(위부터). 사진 = MBC 화면 캡처]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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