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1월부터 3월초까지 미국, 일본 등 해외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스프링캠프는 비시즌 기간동안 야구팬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스프링캠프에서 들려오는 연습경기 결과가 가십 거리는 팬들의 지루함을 해소해 준다.
하지만 선수들에게는 시즌 못지 않게, 오히려 더 중요한 기간이 스프링캠프다. "스프링캠프 때 열심히 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라거나 "스프링캠프 때 체력 훈련을 열심히 해서 여름에도 지치지 않는 것 같다"는 어느 선수나 감독에게 붙여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많은 프로야구 선수들이 해외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지만 한파가 불어닥친 국내에 머무르고 있는 선수들도 있다. 실력이 부족해 명단에서 제외된 선수들도 있지만 이들이 최희섭(KIA), 박진만, 이호준(이상 SK), 송지만(넥센) 등 유명 선수라면 의아함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이들이 해외 전지훈련에 가지 못하고 국내에 머무르는 이유는 가지각색이다. 특히 이른바 '최희섭 파동'은 굵직한 소식이 많았던 이번 스프링캠프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소식이었다.
팀 훈련 불참으로 의혹을 낳기 시작한 최희섭은 이후에도 두문불출했다. 소속팀 KIA가 트레이드에 나섰지만 넥센과의 트레이드가 불발되며 최희섭은 공중에 붕 떴다. 결국 최희섭은 트레이드 불발 이후 곧바로 백기투항하며 팀에 복귀했다.
하지만 그 대가는 컸다. 연봉은 4억원에서 1억 7천만원으로 절반 넘게 깎였으며 벌금 2천만원을 부과 받았다. 또 정상적인 체력회복시까지 재활군 훈련에 임하게 됐다.
비교적 오랜 기간 끌어온 최희섭 문제와 달리 박진만과 이호준은 단 한 번의 실수로 미국행 비행기를 타지 못했다. 지난달 5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변화관리워크샵에서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도중에 행사를 모두 마치지 않고 돌아갔고 '자율에 따른 책임'을 강조하는 이만수 감독의 판단에 따라 전지훈련 제외가 확정됐다.
송지만은 연봉 계약을 하지 못해 전지훈련에서 빠졌다. 넥센은 미국 애리조나로 떠나는 1월 15일 이전까지 연봉 계약을 마치지 못한 선수에게는 추후 스프링캠프가 없다고 단언했고 이는 현실이 됐다. 결국 송지만은 강귀태, 오재영 등과 함께 국내에 머무르며 훈련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의 나이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1973년생인 송지만을 필두로 1976년생인 박진만과 이호준, 1979년생인 최희섭까지 30대 중후반에 접어들었다. 젊은 선수들의 경우 해외 스프링캠프에 참여하지 않고도 깜짝 활약을 선보이는 경우가 있다.
반면 베테랑 선수들의 경우 체력이 젊은 선수들에 비해 약하기 때문에 누구보다 스프링캠프가 중요하다. 스프링캠프에 제대로 참여하지 못할 경우 시즌 때 좋은 활약을 선보일 확률이 급격히 줄어드는 것이다.
물론 이들은 일본으로 자리를 옮겨 열리는 2차 캠프에는 충분히 참가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얽힌 실타래를 풀기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체력 테스트에서 탈락하며 이들과 비슷한 위기를 겪은 박현준과 우규민(이상 LG)의 경우 비교적 일찍 캠프에 합류하며 나이도 젊다.
전지훈련에서 제외되며 위기의 남자로 떠오른 최희섭, 박진만, 이호준, 송지만. 이들이 아픔을 딛고 2012시즌에 이름값을 할 수 있을까.
[사진=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최희섭-이호준-송지만-박진만]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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