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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2011년 3월 6일 첫 방송 이후 2012년 2월 12일 마지막 방송까지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 시즌1은 예능계 이슈 메이커였다. 이처럼 많은 논란을 낳은 예능 프로그램은 이전에도 없었고, 아마 이후에도 없을 듯 싶다.
탄생부터가 논란이었다. 기껏 최고의 가수들을 모아놓고 서바이벌 경연을 통해 한 명을 탈락시킨다니, 가수의 자존심을 뭉개는 발상이란 비난이 쏟아졌다.
성공을 예상한 이는 아무도 없었지만, 김영희 PD는 보란 듯이 김건모, 이소라, 백지영, 정엽, 박정현, 김범수, 윤도현을 끌어 모았고, 첫 방송 이후 비난은 찬사로 뒤바뀌었다. '이게 진짜 가수고, 이게 진짜 노래다'란 반응으로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가 들끓었다.
찬사는 2주 만에 처참한 비난의 폭풍으로 변모했다. 첫 번째 탈락자로 김건모가 뽑혔지만, 다시 기회를 주자고 했다. TV를 지켜보던 모든 이들을 황당하게 만들었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라고 대대적인 홍보를 해놓고, 막상 탈락자가 나오니 한 번만 더 기회를 준다? 시청자들을 속였다는 말부터 시작해서 대중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사회적인 논란거리로 확산됐다.
논란의 규모는 핵폭탄급이었다. 전 언론이 '나는 가수다'를 비난했다. 결국 MBC는 책임을 물어 김영희 PD를 프로그램에서 하차시켰고, 김건모 또한 자진하차를 선언했다. 방송 시작 한 달도 되지 않은 시점에 '나는 가수다'는 찬사와 비난의 극단을 오가더니 잠정 중단됐다.
한 달여 뒤 신정수 PD가 지휘봉을 잡은 새 '나는 가수다'가 돌아왔다. 몇몇 가수가 교체된 가운데 임재범이란 가수의 합류로 시청자들의 반응은 다시 뜨거워졌다. 방송활동이 전무하던 임재범이 보여준 엄청난 카리스마에 청중평가단과 시청자 모두 흥분했다.
하지만 옥주현이 '나는 가수다'에 투입되면서부터 신정수 PD에 대한 비난여론이 형성됐다. 아이돌 그룹 핑클 출신인 옥주현이 '나는 가수다'에 나오면 안 된다는 의견에다가 신정수 PD와 특별한 관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근거 없는 루머가 퍼져나갔다.
게다가 옥주현 이소라 불화설, 임재범 난동설 까지 온갖 루머가 생겨났다. 제작진이 "황당한 루머들이 사실인 양 퍼져나간다"며 서둘러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경연 도중 노래를 두 번 불러 구설수에 오르는 경우도 있었다. JK김동욱은 가사를 잊어 노래를 다시 불렀고, 옥주현은 음향 사고 때문에 두 번 노래했다. JK김동욱은 실수를 인정해 자진 하차했으며, 옥주현은 경연을 계속 진행했다.
하지만 이 사고 이후에 '나는 가수다' 호주 경연에서도 바비킴이 음향 사고로 노래를 두 번 부르는 일이 반복됐다. JK김동욱과 옥주현의 경우 같은 날 발생했고, 제작진도 처음 겪는 일이었지만, 바비킴의 음향 사고는 두 번째 벌어진 일임에도 제작진이 별다른 대책이 없었기에 또 다시 비난 받았다. 두 번의 노래를 청중평가단에게 사과만 하고 넘어가면서 평가의 공정성이 훼손됐다는 지적이었다.
경연이 여러 번 이어지며, 가수들의 피로도가 높아진다는 의견이 있었고, 제작진은 7라운드의 경연에서 살아남는 가수를 위한 명예졸업 시스템을 도입했다. 가수들과 시청자들 모두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명예졸업 시스템은 박정현, 김범수 이후 자우림, 윤민수, 김경호까지 총 다섯 가수들을 명예졸업자로 배출했다.
적우가 투입됐을 때는 옥주현 이후 또 다시 캐스팅 논란이 일었다. 무명에 가까운 적우의 등장에 시청자들은 의문 부호를 던졌고, 적우가 과거와 관련된 루머에 휩싸이며 급기야 특혜 의혹까지 일었다. 불똥은 적우의 '나는 가수다' 출연 이전,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적우의 능력을 인정했던 자문위원단 장기호 교수에게까지 튀었다.
'나는 가수다'가 방송 내내 시달렸던 논란 중 하나는 이른바 '고음 대결'이란 지적이었다. 정엽, 조규찬, 조관우 등 비교적 차분한 스타일의 가수들이 청중평가단에게 어필하기 어렵고, 화려한 퍼포먼스나 노래에 기교를 넣어야만 많은 표를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스포일러 논란도 '나는 가수다'가 피해갈 수 없었다. 녹화 후 방송되는 시스템상 새로 투입되는 가수나 탈락하는 가수가 방송 전에 기사화되자 제작진이 스포일러성 기사를 자제해달라는 요청이 계속됐고, 방송 횟수가 늘어가며 언론들 사이에서도 스포일러성 기사를 자제하는 분위기가 정착됐다. 제작진 역시 시즌1 막바지에 이르러서는 새 가수의 정체를 굳이 숨기지 않았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나는 가수다'의 논란은 2011년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정점에 이르렀다. MBC가 2011년부터 방송연예대상을 개인이 아닌 프로그램에 주기로 규칙을 변경하며, '나는 가수다'에 상을 주기 위한 꼼수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결국 예상대로 대상이 '나는 가수다'에 돌아가고, '나는 가수다'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청률이 더 많이 나오고, 영향력도 컸던 '무한도전'이 초라한 수상 실적을 남기자 애꿎은 '나는 가수다'가 비난을 받기도 했다.
'나는 가수다'는 이슈 메이커로서 예능계 뜨거운 감자였지만 의외로 시청률은 부진했다. 동시간대 경쟁 프로그램인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을 넘지 못한 것도 모자라 SBS '일요일이 좋다'의 '런닝맨'과 'K팝스타'에도 고전하는 양상을 보이자 급기야 '시즌1 종료 후 잠정 휴지기'란 강수를 뒀다.
파란만장한 역사를 기록해 온 '나는 가수다'는 이제 프로그램 창시자 김영희 PD가 돌아와 시즌2로 거듭난다. 언제 시즌2가 시작될 지 미정인 상황에서, '나는 가수다'가 어떤 파격적인 이슈들을 만들어낼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나는 가수다' 출연진. 사진 = MBC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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