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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김수현'이 보이지 않는다.
현재 방송중인 KBS 2TV 월화드라마 '드림하이2'(극본 허성혜. 연출 이응복, 모완일)는 시청률 한자리수를 기록하며 월화극 꼴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형만한 아우가 없다' 것은 속편 제작에서 가장 많이 들리는 이야기지만 '드림하이2'는 7%대로 더욱 참담하다. 전편의 김수현만한 매력있는 캐릭터가 없기 때문이다.
KBS 2TV '개그콘서트'에 출연중인 황현희가 이 드라마를 본다면 '드림하이1을 본 사람만 이해 가능'이라는 푯말과 함께 "김수현 어디갔어~ 수지 어디갔어~ 다들 알잖아. 송삼동이. 시골에서 올라와 최고의 가수K가 되는 김수현"이라고 외칠 일이다.
'드림하이1'은 아마추어들의 대결이었다. 보석이긴 하나, 아직 가공되지 않은 순수한 원석들이 서로 부딪혀가며 보석으로 만들져가는 과정을 그렸다. 청소년들이 동경하는 연예계의 이야기라서 성공한 것은 아니다. 기린예고라는 예술고등학교를 주된 무대로 끌어오면서 청소년들이 공감할수 있는 '미래' '꿈'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기에 큰 인기를 끌었다.
'드림하이2'는 프로와 아마추어의 대결이다. 평범한 고등학생들이 자신의 재능을 알고 연예인으로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톱 위치에 있는 스타들을 학교라는 틀 안에 가뒀다. 당연히 마찰은 생겼고, 시청자들은 이런 모습에 별 관심을 갖지 않았다.
'드림하이2'에 등장하는 아이돌들은 하나같이 문제가 있다. 성격이나 사생활에 문제가 있다. 특히 리안(지연 분)을 보고는 "아이돌 가수들은 원래 성격이 저렇게 좋지 않냐"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드림하이2'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매력 캐릭터의 실종인 것이다. 전편의 김수현과 수지 뿐만 아니라 극의 중심을 잡아주는 연기자 조차도 없다. 연기 잘 하는 김정태와 권해효가 있긴 하지만, 많은 신인들이 이들에 묻어가긴 힘들게 됐다. 극 비중이 신인 연기자들에게 집중된 탓도 있다.
방송이 시작되기 전, 제이비가 김수현의 역할을 대신 할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까칠함만 있지 매력이 없다. 심지어 쌍둥이처럼 리안 캐릭터와 똑같다. 사실상 주인공인 진유진도 매력이 없긴 마찬가지다. 언제나 큰소리만 치고 '인기 있는' 아이돌에게 자격지심이 있는 듯이 행동한다.
여자 캐릭터도 마찬가지. 해성(강소라 분)은 드라마 속 전형적인 민폐 캐릭터다. 실수와 잘못, "미안해"라는 말을 달고 살지만 고의성이 없다고 비난받지는 않는다. 민폐형 캐릭터의 특징이다.
'드림하이1'에서는 고혜미(수지 분)은 자신이 최고라고 생각해 오만방자한 캐릭터였지만 분명 매력이 있었다. "내가 진짜라고요"를 외칠때면 안쓰럽기까지 했다. 일명 '혜미 빠'라고 불릴만큼 고혜미를 따라했던 윤백희(은정 분)도 미워할수 없는 역할이었다. 캐릭터 하나 하나 극에 등장해야 하는 이유가 있었고, 각자의 위치에서 충실하게 역할을 해줬기 때문에 톱니바퀴처럼 극이 돌아갔다.
하지만 '드림하이2'에는 "왜 나왔지"라는 생각이 들만한 배경에 불과한 인물들이 많다. 그러나 그만 하면 될터인데 그들은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고 주인공과 부딪힌다. 눈길을 끌지 못하는 것은 과거 '드림하이1'에서 조연들까지도 분명한 캐릭터를 가지고 있었지만 '드림하이2'에는 이들의 역할이 확실치 않다.
반 가까이 간 '드림하이2'가 점차 러브라인을 보여주며 흥미거리를 만들고 있지만, 매력적인 캐릭터 구축에 실패한다면 앞으로 시청률 반등은 노리기 어려울 것이다.
['드림하이2' 포스터(위). '드림하이1' 포스터. 사진 = KBS 제공]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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