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일본 오키나와 고동현 기자] 이대호가 성공적으로 일본 무대에 적응하고 있다.
'빅보이' 이대호(오릭스 버팔로스)는 20일 일본 오키나와 우라소에 구장에서 열린 야쿠르트 스왈로즈와의 연습경기에서 1타수 1안타 2볼넷으로 100% 출루했다. 이로써 이대호는 연습경기 3경기에서 4타수 2안타 3볼넷을 기록, 일본 프로야구에 연착륙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그렇다면 일본 진출 이후 나타난 '오릭스' 이대호와 지난해 '롯데' 이대호의 모습은 어떻게 다를까.
▲ 풀카운트가 늘어났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역시 놀라운 볼카운트 승부율이다. 이대호는 연습경기 3경기동안 7타석에 나섰다. 그 중 5차례가 2-3 풀카운트였다. 표본이 작기는 하지만 그래도 엄청난 비율이다.
풀카운트가 늘어나며 자연스럽게 타석당 투구수도 늘어났다. 이대호는 7타석에서 상대투수에게 39개의 공을 던지게 했다. 타석당 5.57개에 이른다.
하지만 지난해 이대호를 생각한다면 이를 전혀 상상할 수 없었다. 이대호는 지난해 570타석 중 풀카운트가 72번으로 12.6%에 불과했다. 타석당 투구수 역시 3.66개로 전체 타자 중 60위권이었다. 공격적인 롯데 타자 중에서도 이대호의 타석 당 투구수는 많지 않았다. 그만큼 공격적이었다는 증거다.
이유없는 결과는 없는 법. 이러한 변화 속에는 당연히 이유가 숨어 있다. 이대호는 비공식 데뷔전이었던 18일 한신전 경기 후 "첫 경기인 만큼 상대투수들의 공을 보겠다는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일본 투수들을 많이 경험해보지 못한 관계로 최대한 공을 많이 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대호는 예전이었다면 배트가 나왔을 공에도 미동을 하지 않는 모습을 종종 보이고 있다. 여기에 연습경기라 하더라도 상대투수들이 '4번 타자' 이대호에게 쉽사리 정면승부를 걸어오고 있지 않다보니 자연스레 타석당 투구수와 풀카운트 승부가 늘어나고 있다.
▲ 분위기 메이커로 거듭났다
이대호의 달라진 점은 타격에서만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대호는 경기 전후는 물론이고 경기 중 덕아웃에서도 '장난꾸러기'다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벌써 오릭스의 분위기 메이커가 된 모습이다.
이대호는 T-오카다와 함께 하는 연습배팅 이전에 순서를 정하기 위해 가위바위보를 하기도 하며 주루플레이 판단 실수로 자신의 타점을 놓친 후카에 마사토를 상대로 덕아웃에서 장난스럽게 협박(?)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 밖에도 연습 때 대상을 가리지 않고 여러차례 장난스러운 모습을 선보였다.
이는 롯데 시절 이대호였다면 쉽사리 상상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대호가 항상 진중한 모습을 보이던 선수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선수단 중 가장 돋보일 정도로 장난을 치던 선수도 아니었다. 롯데에서는 홍성흔과 강민호가 뛰어난 입담과 행동을 통해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수행했다.
이 역시 팀에 일본 무대 연착륙을 위한 일환으로 보인다. 롯데에서는 이러한 것들이 특별히 필요없었지만 '용병'신분인만큼 하루 빨리 소속팀에 스며들기 위해서는 때로는 약간의 무리수도 필요한 것으로 느끼고 있다.
하지만 다르지 않은 점이 하나 있다. 바로 타순이다. 롯데 붙박이 4번 타자였던 이대호는 일본 무대에서도 기존 4번 타자였던 T-오카다를 제치고 4번 타자로 올라섰다. 이제 팬들이 바라는 한국과 일본에서의 또 다른 공통점은 이제 성적이다. 그리고 변화된 이대호라면 '성적'을 차이점이 아닌 공통점으로 만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타격하고 있는 오릭스 이대호(첫 번째 사진), 연습 중 동료 다카하시에게 장난치고 있는 이대호(두 번째 사진). 사진=일본 오키나와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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