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그들은 다음 시즌 어느팀 유니폼을 입고 있을까.
이승준(서울 삼성)-이동준(고양 오리온스)은 프로농구를 대표하는 형제다. 실력에 출중한 외모까지 갖춰 많은 팬들을 거느리고 있다. 하지만 내년 시즌에는 유니폼을 갈아 입을 가능성이 커졌다. 그리고 더욱 큰 문제는 이러한 유니폼 교체가 '타의'에 의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혼혈선수 드래프트를 통해 삼성 유니폼을 입은 이승준은 올시즌이 끝나고 홈인 잠실실내체육관을 떠난다. 혼혈선수 드래프트를 통해 뽑힌 선수는 3시즌까지만 한 팀에 머무를 수 있다는 조항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이승준과 삼성은 서로가 원하더라도 생이별을 하는 상황이 됐다.
이는 이승준 뿐만 아니라 같은해 혼혈선수 드래프트에서 뽑힌 전태풍(전주 KCC)과 문태영(창원 LG)도 마찬가지다. 팀간 공평성을 위한 것이라지만 해당 선수들로서는 불만을 느낄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실제로 이승준은 물론이고 전태풍 역시 이러한 제도에 여러차례 아쉬움을 드러냈다. 때문에 이승준의 경우 러브콜을 해오는 중국행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이동준의 경우 일반 드래프트를 통해 오리온스 유니폼을 입었기에 이승준과 같은 경우는 아니다. 다른 국내 선수들처럼 FA 권한을 얻는다.
이승준에 비해 상황은 낫다고 하지만 이동준 역시 '완벽한 자유'를 얻는 것은 아니다. 이동준이 오리온스 혹은 자신이 원하는 팀에 가고 싶더라도 그에게 가장 높은 금액으로 영입 의향서를 쓴 팀으로 가야 한다. 김승현(서울 삼성)이 '노예 계약'이라고 말해 파문을 일으킨 FA 제도 때문이다.
올시즌 이동준의 연봉은 3억 8천만원으로 몸값이 결코 낮지 않다. 여기에 최진수의 등장으로 입지가 줄어 들었지만 수준급 빅맨으로서 그를 호시탐탐 노리는 구단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황에 따라서 다른 팀 유니폼으로 갈아 입을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히 열려있는 것이다.
만약 이승준-이동준 형제 모두 유니폼을 갈아 입는다면 프로농구의 제도적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내는 단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만에하나 형제가 같은 팀 유니폼을 입게 된다면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 만약 이같은 일이 이뤄진다면 형제도 즐거울 뿐더러 팬들도 흥미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그 뒤에 가려진 씁쓸함이 느껴질 수 밖에 없는 것이 프로농구의 현실이다.
[사진=2010-2011시즌 올스타전에 함께 뛰었을 당시 이동준(왼쪽)-이승준 형제]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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