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구 조인식 기자] “스타팅으로 넣으려고 했는데 비가 오네”
KIA 타이거즈 선동열 감독이 연습을 마치고 덕아웃으로 들어오던 이준호를 바라보며 말 끝을 흐렸다.
이준호는 2010년 고려대를 졸업하고 신고선수로 입단한 외야수다. 지난 29일 대구구장에서열린 삼성과의 시범경기에서 9회초 10-8을 만드는 적시타를 치고 1루를 돌다 넘어져 아웃당한 것으로 잠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선 감독은 당초 30일 경기에서 이준호를 선발로 투입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비로 인해 이날 경기가 취소되면서 이준호는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이준호는 지난해 1군에 데뷔해 4경기에서 2타수 1안타를 기록한 것이 전부지만 올시즌에는 지난 시즌에 비해 중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선 감독은 이준호 외에도 기존 선수들까지 시험대에 올려놓고 있다. 선 감독은 이준호가 지나간 뒤 “나지완은 1루를 한 번 시켜 보려고 했다”고 밝혔다. 주전 1루수인 최희섭의 활약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에서 선 감독은 여러 후보들을 올려놓고 번갈아 기용하며 실험에 실험을 거듭하고 있다.
29일에는 김원섭이 1루에 나섰다. 김원섭의 1루 수비는 호평을 받았다. 선 감독은 “그런대로 잘 했다. 핸들링이 괜찮더라. 자기 말로는 고등학교 때 유격수 출신이라던데?”라고 웃으며 말했다.
KIA의 1루수 후보는 그 어느 때보다 많다. 1루수 경험이 가장 많은 최희섭을 필두로 외야에서 온 김원섭, 나지완이 있다. 여기에 선 감독은 송산의 1루수 겸엽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한편 이범호 입단 이전까지 3루를 주로 보던 김상현은 우익수로 돌아섰다. 선 감독에 따르면 김상현은 1루가 낯설어 어려움을 겪었다. 김상현이 외야에 자리를 잡게 되면 KIA는 다른 선수를 지명타자로 활용하며 공격력을 강화할 수 있다.
한 포지션을 놓고 여러 선수가 각축전을 벌여야 팀은 강해진다. 선 감독은 삼성 시절 내야에 조동찬이라는 유망주를 두고도 FA 박진만을 영입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많은 이들과 달리 선 감독은 박진만의 영입이 포지션 중복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우려와 달리 박진만은 유격수 자리에서, 조동찬은 3루에서 제 몫을 다했다. 그리고 삼성은 선 감독 부임과 함께 한국시리즈 2연패를 차지했다.
KIA에서도 선 감독의 실험은 계속되고 있다. 최희섭의 부재로 일어난 연쇄이동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를 지켜보는 것도 KIA 팬들로서는 흥미로울 전망이다.
[KIA 선동열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DB]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