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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기자] 영화 '불신지옥'(2009)에 이어 지난달 22일 개봉한 '건축학개론'으로 흥행감독에 이름을 올린 이용주 감독. 그의 영화 '건축학개론'이 올봄 멜로로 극장가를 휘어잡고 있다.
'건축학개론'은 이용주 감독이 지난 2003년 '살인의 추억' 연출부를 끝낸 후 그해 초고를 탈고한 작품으로, 영화화 돼 관객들에게 선보이기까지 10여년의 시간이 걸렸다.
긴 시간 동안 제작에 난항을 겪었지만 베일을 벗은 영화에 대한 평단과 관객들의 반응은 뜨겁다. 개봉 2주차 주말 160만 관객을 돌파하고 3~4월 극장가 흥행의 선두에 서 있는 것.
이용주 감독은 "전 영화를 찍은 것 자체로 감사하다. 시나리오도 너무 오랫동안 붙잡고 있었고, 제작이 힘들 거라 포기했던 적도 있었다. 여러 면에서 취약한 장르기도 하다. 명필름(제작사)에 들어오고 캐스팅이 된 후 제작하게 되며 가장 기뻤다. 찍으면서 그 다음에 무언가가 있다면 다 덤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했었다"고 밝혔다.
그가 말한 덤은 예상 외로 크다. '건축학개론'이 관객들의 가슴 한편에 자리 잡은 첫사랑에 대한 추억을 일깨우며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것. 특히 이 같은 현상은 영화 속에 등장하는 삐삐, CD플레이어 등을 사용했던 20대 후반~30대 관객들에게 도드라진다.
이용주 감독은 "30대를 겨냥해서 기획한 이야기는 아니었다. 90년대에 저도 학생이었다. 기획 자체는 상당히 자연스러웠다"며 "제가 2003년에 초고를 썼다. 만약 2004년에 제작했다면, 지금으로부터 약 8년 전 개봉했다면, 그 때는 안 먹혔을까?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어 "흥행이라는 건 여러 가지 변수가 합쳐져 되는 거니 뭐라 애기할 수 없지만 이야기의 진정성은 여전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이나 초고를 쓸 때나, 마음가짐이 변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10여 년 전 초고가 쓰여진 '건축학개론'은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 첫사랑과 건축을 엮어냈다는 점에서 신선하게 다가온다. 여기에 따뜻하면서도 담백하게 그려지는 주인공들의 사랑 이야기와 향수를 자극하는 소재 등은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호평 받고 있다. 이런 흥행기세에 힘입어 올 봄 멜로영화의 흥행신화를 쓸 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용주 감독.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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