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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시청자들의 관심은 시즌1에 비해 현저히 줄었지만, 어쨌든 MBC '위대한 탄생'은 두 번째 우승자를 배출했다. 청소년 축구 국가대표 출신에 치킨 아르바이트를 하던 청년 구자명은 백청강에 이어 '위대한 탄생' 우승자란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구자명은 우승 후 자신의 팬카페에 남긴 글에서 "이제부터 정말 시작이네요"라며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언젠가는 다시 힘든 날이 제게 올 거라고요. 그 힘든 날이 왔을 때 이제는 두렵지 않을 것 같아요! 여러분들이 같이 있어 줄 거죠?"라고 전했다.
어쩌면 구자명의 말처럼 '위대한 탄생' 시즌2 우승에도 불구하고 그의 앞에는 장밋빛 미래 대신 험난한 여정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백청강 그리고 폭을 더 넓혀 이태권, 손진영, 셰인 등 '위대한 탄생' 시즌1 출신 스타들에 비추어보면 그 이유가 분명하다.
지상파와 케이블채널을 막론하고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이 범람하는 가운데, 방송국간 경쟁이 심화되며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가수들만 애꿎은 피해를 당하고 있다. 굳이 다른 방송국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배출한 가수들을 자신들의 음악 프로그램 무대에 세우지 않는 방송국들 때문이다.
하지만 '위대한 탄생'을 만든 MBC의 문은 꽉 닫혀있다. '음악중심'에서 '슈퍼스타K' 출신 가수들이 노래를 부르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는데, 장기적인 관점에서 MBC 역시 문을 열 필요가 있다. '위대한 탄생' 시즌1 출신들이 '위대한 탄생'이란 이름에 걸맞지 않게 초라한 활동에 그치는 건, 음악 프로그램 출연이 뜻대로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MBC가 타 방송국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가수들에 문을 열어야 다른 방송국 역시 '위대한 탄생' 가수들에게 문을 열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MBC의 고집으로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결국 '위대한 탄생' 출신 가수들은 '음악중심'이나 '아름다운 콘서트' 같은 MBC의 음악 프로그램 밖에 출연할 기회가 없게 된다. '위대한 탄생'이 아니라 'MBC 공채 1기 가수 모집'이 더 어울리는 꼴이다.
그나마 긍정적인 건 최근 Mnet이 '위대한 탄생' 시즌1 출신인 이태권을 '엠카운트다운' 무대에 올렸다는 사실이다. 이로 인해 MBC가 '슈퍼스타K' 출신 가수들을 '음악중심'에 세우지 않을 명분이 사라지게 된 셈이다.
가수의 꿈 하나만 갖고 수개월간 오디션 프로그램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 남은 이들에게 또 다시 방송국 사이에서 벌어진 경쟁으로 그 희생을 요구하는 건 너무 잔인한 일이다. 구자명, 그리고 이제 몇 주 뒤면 탄생할 SBS 'K팝스'타'의 우승자까지 방송국의 경계를 허물고 자유롭게 노래 부를 수 있기를 기대한다.
[구자명(위)-이태권(아래 왼쪽)과 백청강. 사진 = MBC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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