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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경민 기자] "저 짱이죠?"
어린시절 하지원은 남몰래 배우의 꿈을 키웠다. 학창시절, 사진관에 걸린 한 장의 사진을 보고 한 기획사에서 연락이 오고 나서야 그제야 꿈을 펼쳐야겠다고 생각했다. 이과생이던 하지원은 예체능과로 변경하고 연극영화과를 응시해 합격, 배우의 길로 들어섰다.
하지원은 갑자기 바꾼 진로였지만 한번에 연극영화과에 합격한 것에 "저 짱이죠?" 라고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하지원이 진짜 '짱'인 이유는 다른데 있다. 역시 하지원이란 말이 아깝지 않게 내공을 쌓아온 하지원의 연기에 대한 집념과 열정이 바로 그것이다.
하지원은 3일 방송된 KBS 2TV '김승우의 승승장구'에 단독 출연해 처음으로 자신의 개인적인 이야기, 평범한 일상, 배우로서 겪은 여러 에피소드 등을 허심탄회하게 들려줬다. 연기 외엔 사생활이 거의 드러나지 않은 배우였기에 시청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이날 토크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미국 CNN에서 한국의 안젤리나 졸리로 칭할만큼 액션이 되는 배우로 알려져 있지만 백마디 수식어보다 더 지독하게 몸을 사리지 않았던 그녀의 연기 투혼이었다.
진짜 하지원은 여배우가 맞는 것일까? 2003년 MBC 퓨전사극 '다모'에서 처음 액션연기를 시작했다는 하지원은 당시 너무나 잦은 와이어 액션으로 척추가 다 휘어서 아직도 척추 교정을 받고 있다며 담담하게 액션과 함께한 연기 인생을 이야기했다.
'다모'를 시작으로 하지원은 영화 '색즉시공', '1번가의 기적', '형사', '7광구' 등을 통해 에어로빅에서 복싱, 바이크, 스킨스쿠버에 이르기까지 거의 대역없이 액션을 소화했다. 심지어 SBS '시크릿가든'에서는 그간 배운 모든 운동을 종합하듯 스턴트우먼으로 분해 액션의 총집합 편을 보여줬다.
특기가 '와이어 타기'라고 해맑게 말하는 하지원은 허벅지에 피멍이 들도록 18시간을 와이어에 매달리기도 했고 3개월간의 복싱 특훈 후 실제 프로 복싱선수와 매치, 머리가 빙빙 돌며 얼굴에 멍자국이 시퍼렇게 들기도 했다.
하지원은 "머리에서 발끝까지 안 아픈 곳이 없던 것 같다. 한번은 낙법을 하다가 기절을 한 적도 있다. 두 달뒤 머리부상으로 병원에 갔는데 목뼈가 골절됐다고 하더라"고 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온 몸이 다 아파서 정작 목의 고통 정도는 고통으로 인지하지 못했던 것. 당시 담당의사는 정말 큰일날 뻔 했다고 되려 놀란 가슴을 쓸어 안았다고.
또 하지원은 촬영 도중 실명위기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눈이 괴물같이 변해 배우 생활을 할 수 있을 지 조차 걱정됐다고 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여배우가 온 몸에 성한 곳이 없었다. 하지만 하지원은 계속 액션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새로운 액션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하지원은 "속상하고 아프기도 하지만 아마도.. 액션을 사랑하는 것 같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연기를 할 때만큼은 오롯이 그것에 몰입한다는 하지원, 반면 이날 밝힌 너무나 단조로워 보이는 사생활에 되려 측은한 마음까지 든다. 어느덧 액션 연기만 10년을 바라보는 여배우스럽지 않은 하지원을 지금 신뢰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그가 너무나 '배우'같아서일거다.
[하지원. 사진= KBS 2TV '승승장구' 캡처]
고경민 기자 gogin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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