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프로야구가 홈런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홈런은 타격의 꽃이다. 하지만 올시즌에는 '꽃'이 아직 잘 보이지 않는다. 각 팀 당 7경기씩 치른 현재 넥센이 6개를 때리며 체면치레를 하고 있을 뿐 남부럽지 않은 타선을 갖춘 두산과 한화는 1개에 그치고 있다. 한화의 경우 시즌 7번째 경기인 15일 문학 SK전에서야 개시했다.
28경기가 펼쳐진 상황에서 나온 홈런 합계는 21개. 경기당 1개가 채 되지 않는 0.75개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것일까.
▲ 4월, 시즌 평균보다 항상 홈런수 낮았다
홈런포 가뭄은 시즌이 거듭될 수록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몇 년간 항상 비슷한 사이클을 보였기 때문. 4월보다는 5월, 그리고 여름으로 접어들 수록 홈런포가 쏟아졌다.
지난 시즌에는 4월 한 달간 경기당 1.14개의 홈런이 나왔다. 이는 2011시즌 평균인 1.45개보다 낮은 수치다. 2010년 역시 4월 1.52개로 시즌 평균 1.86개보다 낮았다.
2008시즌에는 4월 1.27개, 평균 1.28개로 비슷했으며 2007시즌에도 4월 1.16개, 평균 1.39개였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3월에 펼쳐졌던 2009시즌에만 4월 평균 홈런수가 2.25개로 시즌 평균 2.17개를 넘어섰다.
결국 올시즌이 종료되는 시점에는 현재 기록 중인 경기당 0.75개보다는 높은 수치의 경기당 홈런수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2009년을 정점으로 점차 홈런수가 줄어드는 것은 불안한 부분이다.
▲ 낮아도 너무 낮다, 날지 않는 공 쓰는 일본과 동급
하지만 아쉬운 점은 수치가 낮아도 너무 낮다는 점이다. 2009시즌의 4월 경기당 홈런수 2.25개까지는 아니더라도 홈런이 많이 나오지 않았던 시즌인 지난해 4월 경기당 홈런수인 1.14개에 비해서도 한참 못 미치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결국 해줘야 할 선수들이 아직 홈런을 터뜨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작용하고 있다. 리그 홈런수에서 이대호(오릭스)의 공백을 메울 것으로 예상했던 선수들의 홈런이 아직 잠잠하고 있다. 김태균(한화)은 .462라는 고감도 타율을 기록 중이지만 12개의 안타 중 홈런은 한 개도 없다. 이승엽(삼성)도 15일 대구 넥센전에서야 마수걸이포를 신고했다.
넥센의 경우 중심타자로 나서고 있는 강정호가 홈런 4개를 기록하며 팀 홈런 선두를 이끌고 있는 반면 팀 홈런이 1개씩인 두산과 한화는 중심타선에서 단 한 개도 대포가 나오지 않았다. 이들을 대신해 이원석과 최승환이 무홈런 굴욕을 벗어나게 했다.
그렇다면 프로야구의 홈런 가뭄은 다른 나라 리그와 비교하면 어느 정도 수준일까. 일본 프로야구는 지난 시즌부터 이른바 '날지 않는 공'으로 불리는 반발력이 낮은 공을 사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리그 전체 홈런수가 급격히 줄어든 바 있다.
이 공으로 인해 올시즌에도 15일 경기까지 79경기에서 56홈런 밖에 터지지 않았다. 경기당 0.71개. 이대호의 소속팀 오릭스는 개막 이후 10경기동안 단 한 개의 홈런을 터뜨리지 못하기도 했다.
문제는 극심한 투고타저 속의 일본 프로야구와 국내 프로야구의 경기당 홈런수가 사실상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국내 프로야구가 경기당 0.75개, '날지 않는 공'을 쓰는 일본 프로야구가 0.71개로 단 0.04개 격차다.
이에 비해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는 경기당 1.95개의 홈런이 터지고 있다. 메이저리그까지는 아니더라도 일본과의 격차가 없다는 것에서 보듯 우리나라 프로야구의 홈런은 극심한 가뭄이다.
때로는 타격전의 대미를 장식하는, 때로는 0의 행진을 단번에 깨는 홈런포. 하지만 현재까지는 경기장을 찾아 단 한 개의 홈런도 보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팬들의 숫자가 많은 것이 개막 이후 일주일 풍경이다.
▲ 지난 5시즌간 프로야구 4월(3월 포함) 경기당 홈런수 (괄호는 시즌 평균)
2011-4월 1.14개 (1.45개)
2010-4월 1.52개 (1.86개)
2009-4월 2.25개 (2.17개)
2008-4월 1.27개 (1.28개)
2007-4월 1.16개 (1.39개)
*2012-0.75개 (16일 현재)
[고타율을 기록 중이지만 홈런포는 신고하지 못한 한화 김태균.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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