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청주 김진성 기자] 21일 청주 한화-삼성전이 우천 취소됐다.
21일 아침부터 전국에 내리기 시작한 비로 경기 3시간 전 양팀의 시즌 2차전이 일찌감치 취소됐다. 과연 이날 우천취소는 어느 팀에 더 이득일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삼성은 아쉬움에 입맛을 다시고 있고, 한화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두 팀은 시즌 초반 출발이 매끄럽지 못하다. 삼성은 20일 경기서 오랜만에 타선이 폭발하며 4연패를 끊었지만, 여전히 4승 7패, 디펜딩챔피언이자 우승후보로써 부끄러운 성적표다. 투타 균형이 여전히 썩 맞아떨어지지 않으니 한 경기라도 뒤로 연기되는 게 나아 보인다. 한화도 마찬가지다. 11경기서 실책만 9개다. 성적도 2승 9패로 최하위다. 어이 없는 실책 속 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너무 많이 내주는 바람에 패배한 경기가 부지기수다. 박찬호, 송신영, 김태균 등 대대적인 전력 보강을 했음에도 거북이 걸음을 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삼성은 우천 연기를 내심 아쉬워하고 있다. 류중일 감독은 누누이 “우리는 경기가 뒤로 밀리는 게 반갑지 않다. 선발 투수들이 얼마나 쉬는지 모른다”라고 말했다. 풍부한 선발진을 갖춘 삼성은 하루라도 경기가 취소될 경우 선발 투수들의 휴식일이 늘어난다.
21일 선발로 나설 예정이었던 배영수의 마지막 등판은 14일 대구 넥센전이었다. 그러나 우천 취소가 돼 22일에 나설 경우 무려 7일을 쉬고 나서는 셈이다. 더구나 22일 오후에도 중부지방에 비가 예보돼 있어 또 다시 경기가 취소될 경우 배영수는 24일 대구 롯데전으로 등판이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 이럴 경우 무려 열흘만에 등판하게 된다. 배영수뿐 아니라, 뒤에 나설 다른 투수들도 차례로 등판 순번이 밀린다. 시즌 중반이라면 한번쯤 길게 쉬어가는 게 체력 안배 차원에서 도움이 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너무 많은 휴식은, 오히려 투수들에게 독이 될 수 있다.
더구나 삼성은 20일 경기서 모처럼 11안타 9득점이라는 타선의 응집력을 과시했다. 그렇게도 터지지 않던 타선이 좋은 흐름을 맞이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21일 우천취소가 되면서 타자들의 타격 감각이 다시 식을 가능성도 있다. 이처럼 류 감독이 우천취소를 반기지 않는 건 이유가 있다.
반면, 한화는 실제로도 하루라도 경기가 연기되는 게 낫다. 연일 살아 오르지 않은 타격감각에 한대화 감독의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 실책도 속출하며 팀 분위기가 저점을 찍고 있다. 또한, 최근 청주구장이 대형 방수포를 구입했지만, 한화는 여전히 각종 시설이 열악한 청주 경기를 원하지 않는다. 이날 취소된 경기는 추후 대전에서 열린다. 홈 경기이지만, 대전에 숙소를 둔 채 사실상의 원정경기를 치르고 있는 한화로썬 이날 내린 비가 더 없이 반가운 눈치다. 기상청에 따르면 22일도 취소될 가능성이 크다. 한화는 아마 22일 경기도 취소가 되길 바랄 것이다.
예상치 못한 비, 기자실에서 바라본 청주구장 외야에는 이미 물웅덩이가 형성됐다. 현재로썬 22일에 설령 비가 내리지 않는다고 해도 경기가 진행되는 걸 장담하긴 어렵다.
[비 내리는 청주구장.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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