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24일 광주구장에서 벌어진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는 예상과 다르게 전개됐다. 한때 케네디 스코어가 이뤄지는 등 접전 양상으로 진행되던 시점도 있었지만 그것도 모두의 바람과는 한참 달랐다. 윤석민과 박찬호가 등판한 경기에서 팬들이 바라는 점수대는 3~4점 이하일 것이다.
결과적으로 한화가 KIA에서 등판한 모든 투수들을 두들기며 대거 16득점하며 득점 가뭄을 풀고 KIA에 16-8로 대승을 거뒀다. 하지만 패배한 KIA는 물론 한화도 이날 경기 결과에 대해서는 만족하지 못했다.
우선 KIA가 이날 경기에 불만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가장 확실한 선발인 윤석민이 나섰음에도 5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다. 팀 사정이 어려운 가운데 선동열 감독은 "우리는 윤석민이 등판한 경기에서 패하면 2패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는 말을 자주 해왔다. 이날 패배는 어쩌면 2패보다 더 큰 아픔일지도 모른다.
KIA는 16점을 내주는 동안 9명의 투수들을 소비했다. 충격적인 것은 이들 중 자책점이 없는 투수가 김희걸과 유동훈 뿐이었다는 점이다. 김희걸과 유동훈은 24일 경기에서 공을 단 한 개만 던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나머지 투수들은 난타를 당했다. 24일 이전까지 실점이 없던 박지훈이 ⅓이닝을 던지며 2실점했고, 진해수, 손영민, 심동섭도 나란히 실점했다. 선발 요원인 박경태는 무려 5점을 내줬다. 박경태의 자신감은 나날이 내리막을 걷고 있다. 한기주가 없는 동안 불펜을 지켜줘야 할 임준혁은 1군 등록 이후 소화한 이닝 수보다 폭투 개수가 더 많다.
하지만 만족하지 못하는 것은 KIA 뿐만이 아니다. 모처럼 크게 이긴 한화도 불만이 있기는 마찬가지다. 한화는 수비가 여전히 불안하다. 한대화 감독도 승리한 뒤 공격에 대한 칭찬은 없이 "수비실책 2개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다. 과감하게 수비해줬으면 좋겠다"는 말만 남겼을 정도로 한화의 수비는 개선점을 찾을 수 없었다.
지난 일에 대해 가정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하지만 5회 이여상이 땅볼 타구 때 실책을 범하지 않았다면 한화는 5회를 5-2로 앞선 채 마칠 수 있었다. 그랬다면 좀 더 일찍 리드를 잡고 여유롭게 경기를 운영했을 가능성도 생겼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못하면서 한화도 쉽지 않은 경기를 했다. 표면적으로 드러난 점수는 16-8이지만 7회까지는 8-7로 박빙의 흐름이었다. 한화가 승리를 완전히 굳힌 것은 9회 공격이 끝난 뒤였다. 다시 말해 쓸 만한 투수는 단 한 명도 아끼지 못하고 다 내고 난 뒤였다.
한 감독이 아쉬워하는 부분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추격을 허용한 것도 수비 때문이고, 투수를 많이 소모한 것도 수비 때문이었다. 한화 입장에서는 승리했지만 패배한 KIA 만큼이나 무거운 짐을 재확인하는 경기였다.
[야수들의 실책으로 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준 박찬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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