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김진성 기자] 탈보트가 서서히 자신의 이름값을 하고 있다.
삼성 미치 탈보트가 9일 부산 롯데전에 선발 등판했다. 지난 3일 대구 두산전서 7이닝 4피안타 무실점으로 시즌 3승째를 거둠과 동시에 2번째 퀄러티 스타트를 기록했던 탈보트는 이날 이닝 6이닝 8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4승을 거두며 이용훈(롯데), 더스틴 니퍼트(두산)와 함께 다승 부문 공동 선두로 나섰다. 2경기 연속 퀄러티 스타트는 보너스다.
탈보트가 2010년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에서 10승을 거뒀다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까지 탈보트는 들쭉 날쭉한 모습을 보였다. 시범경기서부터 주자 견제가 미숙하다고 평가 받으면서 타자와의 승부에서도 지레 어려움을 느꼈다. 주자들은 최대한 탈보트를 흔들었고, 탈보트는 타자와의 승부에서 집중력을 빼앗긴 채 실투를 했다. 그게 실제로도 다수 실점으로 연결돼 곤혹을 느꼈다.
지금도 탈보트의 슬라이드 스텝 시간은 짧은 편이 아니다. 그러나 꼭 슬라이드 스텝의 시간이 길다고 해서 무너지라는 법은 없다. 발 빠른 주자의 출루를 봉쇄하면서 타자와의 승부에 집중하면 되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탈보트는 롯데 발 빠른 타자들을 적재적소에 봉쇄했다. 3회말 1사 후 롯데 최고의 준족 김주찬에게 내야안타를 내줬으나 손아섭을 5구째에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했고, 또 다른 발 빠른 타자인 전준우를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5회말에는 손아섭에게 안타를 맞아 1사 1,2루 위기를 맞았다. 손아섭도 발이 빠른 편이다. 그러나 후속 전준우에게 초구에 3루수 병살타를 유도해 위기를 벗어났다. 또한, 이날 최대 위기였던 6회 1사 1,2루 상황에서도 황재균을 헛스윙 삼진으로, 대타 조성환을 3루수 라인드라이브로 처리했다.
비결은 주자가 나간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투구를 했기 때문이었다. 실제 롯데 주자들이 탈보트를 크게 흔들지 못한 경향이 컸다. 발 빠른 주자들이 많이 루상에 나가지 못했고, 찬스에서 롯데 타자들은 탈보트의 변화가 심한, 소위 말하는 지저분한 공에 숱하게 헛스윙을 하거나 범타로 물러났다.
이날 탈보트는 직구의 비중을 낮추고 슬라이더, 체인지업, 투심의 비중을 높였다. 지난 3일 대구 두산전과 비슷했다. 직구 최고구속은 148km까지 나왔지만, 슬라이더는 138km, 체인지업은 130km, 투심은 무려 144km까지 나왔다. 직구 같은 변종 직구인 투심이 홈 플레이트 앞에서 살짝 꺾이자 롯데 타선이 힘을 쓰지 못했다. 물론 잘 맞은 타구를 아웃으로 연결해준 수비진의 도움도 있었다. 그러나 한국 무대 사상 처음으로 무사사구 경기를 펼치며 수준급의 제구력을 과시했다. 결국 이날 탈보트는 6이닝 동안 98개의 볼을 던져 8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4승째를 챙겼고 다승 공동 선두에 올랐다. 서서히 이름 값을 하고 있는 탈보트다.
경기 후 탈보트는 "기분이 너무 좋다. 투구 매커니즘이 좋았다. 그리고 한국 생활 1개월을 했는데 너무 좋다. 한국 생활을 즐기고 있다. 좋은 팀에서 좋은 동료 선수를 만나서 뛴다는 게 기분이 좋다"라고 웃었다.
[시즌 4승째를 챙긴 탈보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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