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운명의 만남이다. 밀리면 상처는 클 것이다.
삼성과 KIA가 15일부터 17일까지 대구에서 주중 3연전을 갖는다. 공교롭게도 선동열 감독의 첫 공식 대구 방문이다. 이미 지난 3월 시범경기서 한 차례 대구 경기를 했지만 말이다. 더구나 이번 맞대결이 중요한 이유는 우승후보로 꼽혔음에도 나란히 4월 극심한 부진 이후 최근 조금씩 기운을 차리는 모습까지 비슷한 행보를 하고 있었지만, 이번 3연전을 통해 확실히 명암이 갈릴 것이라는 것이다. 이번 3연전서 밀리는 팀은, 순위다툼에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 여기서 밀리면 상처 크다
선동열 감독은 삼성 시절 우승 2회, 준우승 1회를 일궈내며 명장 반열에 올랐다. KIA가 주저하지 않고 2010년 삼성 지휘봉을 놓은 선 감독을 지난 겨울 영입한 건 삼성시절 보여줬던 리더십을 재현해달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선 감독은 삼성을 마운드 중심의 팀으로 체질개선했고, 현재 삼성의 2군 팜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정착시켜 세대교체를 일궈냈다.
허나 KIA에서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상 선수가 끊임없이 속출하면서 선 감독은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건지에 대해 파악하고 뿌리를 뽑겠다고 선언했다. 당연히 시간이 걸릴 문제다. 마운드도 자원은 좋지만 정작 일부 투수의 부상 및 부진에 발목이 잡혀 안정되지 못하고 있다. 선 감독 특유의 마운드 중심 야구를 구현하기엔 상황이 맞지 않은 셈이다. 이런 가운데 기존 자원으로 최근 조금씩 승리를 챙기면서 순위 반전을 도모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삼성에 밀리기라도 한다면, 살아나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게 될 것임은 물론이고, 순위 다툼도 어려워 질 가능성이 크다.
삼성도 현재 KIA보다는 약간 분위기가 좋다. 차우찬과 최형우의 부진이 걸리지만, 나머지 선수들 중에서는 딱히 다친 선수도 없고, 크게 제 몫을 하지 못하는 선수는 없다. 류 감독 특유의 믿음과 시스템 야구는 완전히 정착 단계에 돌입했다. 하지만, 올 시즌 유독 꼬이는 경기가 자주 나와 고민이다. 주 원인은 역시 예전과 달랐던 불펜이다. 박빙 승부에서 자꾸 결정적인 한 방을 맞아 지다 보니 순위는 순위대로, 분위기는 분위기대로 처졌다. 지난주 들어 마운드가 전열을 정비하면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는데, 여기서 KIA에 밀릴 경우 어려워지는 건 KIA와 매한가지다.
▲ 야통과 태양의 리더십 충돌
류 감독과 선 감독은 이미 지난달 11일과 12일 광주에서 1승을 주고받으면서 본격적인 맞대결의 포문을 열었다. 당시가 서막이었다면, 이번 3연전은 본론에 들어가는 것이나 다름없다. 탐색전에 그쳤다면, 이제는 승수 쌓기를 위해 철저하게 서로 물고 뜯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어차피 중, 하위권에 처진 두 팀에 여유란 없다. 두 감독은 자신이 가진 모든 감과 데이터를 활용해 총력전을 펼 것이다. 한 마디로 맞대결을 통해 리더십 대결이 시험대에 오르는 것이다.
선 감독은 삼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투수뿐 아니라 모든 타자들을 속속들이 잘 알고 있다. KIA는 이번 3연전 선발로 김진우-서재응-윤석민을 내세운다. 윤석민이 나오는 17일의 경우 전적으로 윤석민의 오른팔에 경기의 명운을 맡길 것으로 보이지만, 15일과 16일의 경우 선 감독의 불펜 운용에는 분명 평상시와 다른 용병술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삼성 야구를 꿰뚫고 있는 선 감독이다.
류 감독도 호락호락하게 물러설 사령탑이 아니다. 선 감독 밑에서 누구보다 선 감독 리더십을 연구하고, 체득해온 류 감독의 ‘되치기’가 나올 가능성도 충분하다. 특히 투수 교체나 대타 기용 등에서 두 사령탑의 두뇌 싸움이 극에 달할 전망이다. 삼성은 이번 3연전서 미치 탈보트, 브라이언 고든, 장원삼을 차례로 선발로 내세운다. 공교롭게도 이 두뇌싸움의 승자가 5월말, 혹은 6월 대반격의 밑거름을 만들 수 있을 전망이다. 패자는, 당분간 더 큰 어려움에 빠질지도 모른다. 야통과 태양의 달구벌 3연전에 관심이 간다.
[15~17일 맞대결하는 류중일 감독과 선동열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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