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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민기자]이번만큼 치열한 접전이 있었을까? SBS ‘옥탑방 왕세자’, KBS 2TV ‘적도의 남자’, MBC ‘더킹 투하츠’로 전개됐던 지상파 3사 수목드라마 대전이 사상 최고의 박빙으로 끝이 났다.
시작부터 이들 세 드라마는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방송가에서는 하지원, 이승기의 ‘더킹’이 1강을, 박유천, 한지민의 ‘옥세자’가 1중을, 엄태웅의 ‘적도’가 1약을 기록할 줄 알았다. 배우들의 화제성과 전작 드라마들의 성적을 봐서는 이 같은 경향이 뚜렷했다.
실제로 3월 첫 방송 또한 ‘더킹’이 1위를, 뒤이어 ‘옥세자’가 10%대를 기록해 2강을 이뤘고, 한자릿수의 ‘적도’가 1약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 같은 추이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적도’는 엄태웅의 ‘동공연기’로 대표되는 배우들의 호연과 시나리오에 힘입어 4월부터 1위로 치고 나왔고, 지나친 PPL논란에 휩싸인 ‘더킹’은 급락했다.
방송가에는 속설이 있다. 시청률에서 한번 급락을 시작한 드라마는 다시 치고 나오기 힘들다는 것과 1위로 올라선 드라마는 더 많은 시청자 층을 끌어들인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수목극 대전은 1위와 3위가 불과 3%P차의 접전을 벌였다.
물론 시청률 접전은 대표적인 화제작이 없이 시청자들의 채널이 돌아가는 ‘도토리 키재기’로 볼 수도 있지만, 3사 드라마는 광고가 완판됐을 뿐만 아니라 연일 화제를 기록했다.
이번 수목극 대전 처럼 ‘절대강자’가 없다는 것은 시청자들이 객관적 잣대 중 하나인 시청률에 끌려다니지 않고 취향에 맞는 작품을 찾아다녔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실제로 3사 종영시청률 성(性)비를 보면 하지원을 투입하고 남북관계의 정치적 스토리를 집어 넣은 ‘더킹’의 경우 30대 남성 시청자가 유일하게 10% 두자릿수를 기록하는 독특한 기록을 세웠다.
‘적도’또한 다른 드라마들이 40대 여성 시청자가 주된 시청자 층인데 반해, 여성 50대 시청자로 다르게 나왔다.
과거 우리 방송가의 상황을 보면 대표적인 한 작품이 나올 경우 지나치게 많은 관심이 쏠리면서 드라마의 ??향이 틀어지는 일까지 있었다. 오죽하면 “호러물로 시작해도 귀신과 주인공의 사랑이야기로 끝날 것”이라는 우스개 소리까지 나올까?
하지만 이번 수목극 대전은 절대 강자가 나오지 않아 제작진들이 끝까지 뚝심을 가지고 차분히 작품을 전개할 수 있었다. ‘명품드라마’로 두고두고 회자되는 ‘개와 늑대의 시간’, ‘마왕’ 같은 경우 그다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지 못한 것과 같은 상황이다.
물론 제작진과 방송사의 경우 박빙의 시청률 전개에 노심초사 했을만 하다. 최종회에서 1위 ‘적도’가 0.7%P차로 ‘옥세자’에게 역전 당할 정도니 말이다. 하지만 이런 시청률 박빙 속에 지상파 3사 모두 독특한 색깔을 가진 드라마를 연출할 수 있었다.
3월말 시작돼 5월까지 벌어진 ‘옥세자’, ‘적도’, ‘더킹’의 대결은 패자 없이 모두가 승자였다.
[사진 = 옥세자-적도-더킹 포스터]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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