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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차상엽 객원기자]독일은 이른바 죽음의 조로 통하는 B조에서 천신만고 끝에 포르투갈에 1-0의 승리를 거두며 네덜란드를 1-0으로 꺾은 덴마크와 함께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독일의 선제골이자 결승골은 바로 바이에른 뮌헨 소속 부동의 공격수 마리오 고메스의 몫이었다.
포르투갈전 승리 이후 독일 내 각 언론들은 “역시 고메스가 승부를 결정지었다.”라는 톤의 보도들을 내놓았지만 네덜란드와의 두번째 경기를 앞둔 상황에서는 고메스의 효용성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고메스의 효용성에 대한 문제점을 본격적으로 거론한 것은 독일 대표 출신으로 바이에른에서 오랫동안 선수들 생활을 했던 메멧 숄이었다. 숄은 “수비수들과 미드필더들이 전방을 향해 공격적인 움직임을 취하고 있지만 전방에는 아무도 없다. 독일이 이 같은 약점을 안고서도 언제까지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라고 말하며 고메스의 움직이 매우 제한적임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물론 골이 모든 것을 말해주는 스포츠가 곧 축구인 만큼 고메스의 결승골로 승리를 거둔 독일이 그의 활약으로 승리를 거뒀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하지만 득점 장면을 제외하면 포르투갈전에서 보여준 고메스의 전체적인 플레이는 아쉬움이 많았다.
때마침 미로슬라프 클로제는 대표팀 합류 이후 그간의 부상을 완전히 극복하고 최상의 컨디션을 보임으로써 고메스 대신 클로제를 선발로 기용해야 한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물론 고메스에 대한 비판 여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제로톱 혹은 공격수들에게 넓은 활동 반경을 요구하는 전술들이 주류를 이루면서 고메스와 같은 전형적인 원톱형 공격수들이 많이 사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고메스가 차지하는 존재감은 결코 적지 않다는 평도 적지 않다.
사실 VfB 슈투트가르트 시절 고메스는 현재와 같은 전형적인 원톱형 공격수는 아니었다. 미드필드까지 자주 내려와 공을 터치하거나 공간을 찾아 활발하게 움직이는 스타일이었다. 바이에른에 입단한 이후 초기에도 이 같은 스타일에는 변함이 없었다. 하지만 프랑크 리베리, 아르옌 로벤 등 당대 최고의 윙 플레이어들이 속속 팀에 합류하고 남아공 월드컵을 통해 토마스 뮐러까지 스타로 떠오르면서 고메스는 이들을 통해 얻어진 득점 기회들을 그대로 골로 연결해 내는 일에 집중하는 스타일로 변화하게 됐다.
대표팀 내 적지 않은 바이에른 선수들이 포진해 있고 대표팀의 공격 스타일 역시 바이에른과 크게 다르지 않은 바 고메스의 역할은 대표팀에서도 소속팀과 크게 다르지 않다. 굳이 최전방을 비우고 공격 이선으로 내려와 플레이를 해야 할 필요성이 떨어지는 만큼 고메스의 공격 성향 역시 점차 원톱형 공격수로 변화한 것이다.
바이에른의 단장인 크리스티안 네를링어 역시 이 부분을 강조하며 숄이 주장한 내용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고메스가 현대적인 공격수의 움직임을 따르지 못한다는 숄의 주장은 일고의 가치가 없다는 설명이다.
포르투갈과의 첫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1승을 거둔 독일은 덴마크에게 패배를 당하며 무조건 승리해야만 하는 네덜란드와의 두번째 경기를 앞두고 있다. 네덜란드로서는 무조건 승리해야 하는 경기인 만큼 공격적인 플레이를 할 수밖에 없다. 독일로서는 효율적이면서도 결정력 높은 공격 옵션을 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클로제는 이미 검증이 끝난 공격수다. 참가팀들 중 평균 연령이 가장 낮은 독일이 대회 기간 중 34번째 생일 맞았을 정도로 베테랑인 클로제를 대표팀으로 여전히 불러들인 이유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포르투갈전에서 결승골을 올렸지만 비판 여론에 시달리고 있는 고메스와 검증된 공격수 클로제 중 누가 네덜란드전에서 선발 공격수로 나설지 주목되는 독일 대표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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