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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김조광수 감독은 커밍아웃을 한 영화감독이자 제작자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그가 선보인 첫 장편영화인 퀴어 로맨틱 코미디 '두결한장'(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은 자신의 경험담이 잘 녹아든 영화다.
그는 '두결한장'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현실을 담되 내가 살아가는 방식과 비슷하고 밝게, 명랑하게 그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만큼 영화 곳곳에는 그의 모습이 배어 있다. 극중 민수(김동윤)와 석(송용진)이 서로에게 첫 눈에 반하는 신도 김조광수 감독의 경험이 녹아든 장면이다.
19세 연하 남자친구와 열애중인 그는 "처음 인권단체에서 만났다. 추운 겨울이었는데 문을 열고 들어오는데 눈에 띄었다. 내가 그런 사람과 사랑에 빠진다. 첫 눈에 반해 사랑하는 걸 꿈꾸는 것 같다. 그 친구도 그런 편이다. 자꾸 눈에 보였다. 그 이후 적극적으로 구애를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보통 19세 연하와는 꿈을 안 꾼다. 난 사랑하는 상대를 좁게 두지 않았다. 나이나 직업도 그렇다. 저와 비슷한 직업을 가진 사람을 만나야 되겠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며 "단지 조건은 첫 눈에 반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조광수 감독은 언론시사회에서 남자친구와 결혼을 위해 파트너(남자친구) 부모님의 동의를 구하고 있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그는 두 사람의 결혼에 대해 "다 준비가 돼 있지만 파트너 부모님의 동의만 준비가 안 돼 있다"며 "허락을 안 해주실 거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 멀지 않은 시간 안에 허락해주실 것 같다"고 말했다.
김조광수 감독은 남자친구의 가족행사에 참여하는 등 이미 가족으로 받아들여진 상태다. 그는 "우리가 꿈꾸는 결혼식이라는 게 대중적으로 알려지는 결혼식이기 때문에 (파트너 부모님이) 그것에 대한 부담감이 있다. 당신의 아들을 보호하고 싶은 것"이라며 "감추는 게 본인에게 도움이 되는 게 아니라고 설득하는 중이다"고 설명했다.
그의 남자친구 역시 영화 쪽에 종사하고 있다. 같은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만큼 시간이 흘러 같이 영화를 만들어 보고 싶은 소망도 있다. 인생의 파트너 뿐 아니라 일에서도 파트너가 됐으면 하는 게 그의 바람이다.
그는 "40대의 로맨스 영화를 할까 말까 고민했다. 30대까지는 관객층이 있을 것 같은데 40대 로맨스는 관객층이 협소할 것 같았다. 고민하던 중 장르를 바꿨다. 미스터리가 있는 법정 드라마에 동성애 소재를 가져오면 의외성이 있을 것 같았다. 장르적인 만족감을 주면서 퀴어의 신선함을 접목하면 괜찮지 않을까 싶었다. '의뢰인'을 제작하면서 제작자로서 아쉬웠던 점을 충족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 한국에서 퀴어 장르를 다변화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또 이번 영화에 출연해줬으면 하는 배우로 한석규와 송강호를 꼽았다. 그는 "관객들이 좋아하고 인지도도 높고 연기를 좋아하는 배우가 해줬으면 좋겠다. 로맨스가 아니다. 미스터리 법정 드라마다. 농밀하게 찍어야 하는 키스신과 베드신이 아니다. 장르적 재미를 만들어 내는 게 목표다. 퀴어를 소재로 가져왔지만, 미스터리 법정 드라마라면 선택이 넓어지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그는 또 다른 도전에 임했다. 자신의 인터뷰집인 '나는 게이라서 행복하다'는 책을 선보인 것. 김조광수 감독은 "저의 인생의 많은 부분이 담겨 있다"고 웃었다. 21일 개봉.
[김조광수 감독. 사진 = 송일섭기자 andlyu@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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