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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남안우 기자] 5년 전 경제학자인 우석훈 박사는 경제 성장 뒤에 가려진 청년실업을 꼬집으며 ‘88만원 세대’란 책을 펴냈다. 이 책은 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를 기록했고,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청년실업 문제를 사회적으로 공론화시켰다.
우리나라가 산업화와 민주화 과정을 거쳐 현재 선진국 문턱에 서 있다고는 하지만 성장에만 집중한 나머지 복지와 분배에 소홀했고, 그로 인해 빈부 격차가 더 심해졌다는 것이 이 책의 요지다.
가요계도 별반 다를 것 없어 보인다. 드라마 ‘겨울연가’로 인해 분 한류 바람이 K팝 열풍으로 이어져 전 세계가 K팝에 열광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정작 음반 제작자들은 하소연한다. 음반 제작과 유통, 소비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유통사들만 이익을 얻고 있다며 볼멘 소리다. 음반과 음원, 공연 등을 통해 플러스 수익을 내고 이 수익을 통해 질 좋은 음악을 만드는 선순환 구조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향후 K팝 문화 콘텐츠의 수출을 위해서라도 걸림돌이다. 제작자와 유통사와의 수익 분배, 또 공정 거래에 의한 선진화된 문화 콘텐츠 개발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이는 정부의 정책적인 도움과 개선의 노력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게 중론이다.
K팝은 이미 정책적인 도움 없이도 한류를 대표하는 문화 콘텐츠가 됐다. 가요계에 종사하는 많은 관계자들의 노력과 열정이 이같은 결실을 맺는데 일조했다. 하지만 부익부 빈인빈 현상은 여전하다.
특히 백댄서들의 환경은 더욱 열악하다. K팝이 열풍이라고 하지만 이들이 받는 수입은 한 달에 100만원 내외다. 그것도 잘 나가는 백댄서들의 경우다. 가수들의 무대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분들이 바로 백댄서다. 이들은 가수들의 안무를 고안하고 또 가르치고 같은 무대에 올라 K팝을 함께 빛낸다.
매일 새벽까지 연습하는 것은 기본이다. 한 백댄서는 “한 음악의 안무를 만들기까지 그 노래를 부르는 가수들보다 더 열심히, 그리고 늦게까지 춤 연습을 한다”며 “이로 인해 한 달에 받는 수입은 고작 100만원 선”이라고 한탄했다.
백댄서들의 수입은 한정돼 있다. 방송사 음악 프로그램 출연료나 행사, 공연 등이다. 방송사 음악 프로그램 출연료는 회당 6~7만원 선이다. KBS, MBC, SBS 음악 프로그램을 한 달 내내 한다 해도 90만원이 채 안 된다.
또 다른 백댄서는 “그나마도 과거에 비해 환경이 좋아진 것”이라며 “문제는 갈수록 백댄서들의 숫자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K팝의 주역이 가수라면 백댄서들은 없어서는 안 될 조연이다. 해외 팬들이 K팝을 좋아하는 집단 군무, 퍼포먼스가 이들로부터 나온다. 백댄서들의 현실적인 처우가 그만큼 필요하다.
백댄서들의 일부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고 한다. 춤을 좋아해 춤을 췄고, 백댄서가 됐지만 그 꿈을 스스로 접고 있다. 명품 조연이 없는 영화나 드라마가 재미없듯 이들이 없는 K팝의 미래는 어둡다.
[매년 이어오고 있는 드림콘서트 현장.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남안우 기자 na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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