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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나이 서른에 금메달에 도전한다.
운동 선수에게 서른은 전성기이지만, 뛰어난 선수가 즐비한 한국 태권도계에서 서른은 황혼기다. 여자 +67kg에 출전하는 이인종(30, 삼성에스원)은 선수 생활 끝물이 될지도 모르는 나이 서른에 올림픽에 첫 출전 한다. 금호초등학교 4학년 시절부터 태권도를 시작했으니 거의 태권도 인생 20년만에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할 기회를 잡았다.
10일 태릉선수촌 태권도장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태권도대표팀 출정식에서 만난 이인종은 “올림픽은 다른 국제대회와는 분위기가 다르다는 말을 들었다. 요즘 (황)경선이나 (차)동민이에게 많이 물어 본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현재 컨디션은 80%다. 현지에서 100%로 끌어올릴 것이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인종에게 따라다니던 수식어는 만년 2인자다. 올림픽을 제외한 국제대회서도 대부분 2~3위만 차지했다. 김세혁 감독에 따르면, 이번 올림픽 대표선발전서 가장 불안한 행보를 한 선수도 이인종이었다. 김 감독은 “선발전서 가장 불안했지만, 올림픽 티켓을 따냈다. 시간이 지날수록 믿음직하다. 새로운 전자호구 적응도 빠르다. 최근 연습 경기에서의 집중력이 좋다”라고 칭찬했다.
이인종도 본인의 수식어를 잘 안다. 그녀가 전한 답은 뜻밖이었다. “힘든 점도 있었는데, 1등을 하기 위해 운동을 한 건 아니었다. 즐기면서 운동했다. 스스로 후회한 적은 없다”라고 말한 뒤 “그래도 올림픽은 어렵게 첫 출전하게 됐으니 꼭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인종의 최대 장기는 돌려차기다. 정확하면서도 강한 킥을 구사할 수 있다. 그녀가 출전하는 체급에서는 과거 황경선(-67kg)과 치열한 접전을 펼친 에팡구(프랑스)가 버티고 있다. 이인종이 올림픽 금메달을 따기 위해선 반드시 에팡구를 넘어야 한다. 이인종은 “출전 선수들의 상대 분석은 끝났다. 자신 있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이인종은 두 가지 폭탄 선언을 했다. “좋아하는 오빠가 있다. 같은 교회에 다니는 오빠인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뒤 프로포즈를 할 생각이다”라고 당당히 밝혔다. 이어 “올 12월 선수 은퇴를 놓고 고민 중이다.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 달라질 수도 있다”라고 말한 뒤 “그만큼 내겐 올림픽이 소중하다. 선발전 때부터 올림픽에 가든 가지 못하든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임했다. 런던에서 내 기량의 전부를 뽐내고 돌아오고 싶다”라고 밝혔다.
이인종이 첫 올림픽 출전서 금메달도 따고, 프로포즈에 성공해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멋지게 장식하려 한다.
[올림픽 첫 출전하는 이인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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