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지난 2010년 두산은 '거포 군단'이었다.
'20홈런 타자'를 무려 5명이나 배출했기 때문. 김현수와 이성열이 각각 24홈런씩 쳐내며 팀내 으뜸이었고 최준석이 22홈런, 김동주와 양의지가 20홈런을 채웠다.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면서 그것도 토종 타자로만 '20홈런 5인방'이 탄생한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다.
2010년 홈런 110개를 합작한 '20홈런 5인방'은 지난해 56개를 합작하는데 그치며 하락세를 탔다. 김동주가 홈런 17개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고, 최준석은 15개를 쳤다. '24홈런 듀오'였던 김현수는 13개, 이성열은 7개로 둘이 합해야 20개가 될 정도였다. 양의지는 '3할 타자'로 거듭났지만 홈런 개수는 4개로 가장 급격한 변화를 보였다.
올해는 홈런 개수가 급격히 줄어 들어 '실종 신고'를 해야 할 판이다. 오죽하면 트레이드로 영입한 오재일이 입단하자마자 팀내 홈런 공동 1위에 오를 정도.
오재일과 트레이드된 선수는 다름 아닌 이성열. 이성열은 두산에서 홈런 3개를 때린 뒤 넥센 유니폼으로 갈아 입었다.
올해 '5인방' 가운데 가장 많은 홈런을 치고 있는 선수는 김현수다. 전반기까지 홈런 5개를 때렸다. 30홈런 타자를 꿈꿨던 그는 이제 홈런 개수를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타격에 집중하고 있다. 타율 .322로 타격 5위에 랭크돼 있다.
타율 .267 20홈런 68타점을 올리며 신인왕을 차지했던 양의지는 지난해 타율 .301로 생애 첫 3할 타율을 달성했지만 4홈런 46타점으로 홈런과 타점 개수는 줄어 들었다. 올해는 타율 .313 2홈런 18타점으로 타율만 눈에 띌 정도고 이마저도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해 아직 타격 순위에서는 그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그러나 두산의 규정타석(248타석)과 10타석 밖에 차이나지 않아 조만간 규정타석 진입이 가능하다.
김동주는 햄스트링 부상 속에 홈런 2개에 그치고 있다. 프로 14시즌 동안 부상으로 43경기 출장에 그친 2006년(4개)을 제외하고 매해 두 자릿수 홈런을 생산한 그이기에 올해 그의 홈런 개수가 어색하다.
무엇보다 뼈아픈 것은 최준석의 부진이다. 타격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간 적도 있으니 심각성을 알 수 있다. 올 시즌 3홈런 22타점에 그치고 있고 타율도 .231에 불과하다.
'발야구'라는 트렌드를 이끌었던 두산은 '거포 군단'이란 새로운 팀 컬러를 구축하는데 실패했지만 애초에 기대하기 어려웠다는 점에서 그리 실망할 일은 아니다. 2010년 당시 김동주는 2003년 이후 7년 만에 20홈런 고지를 밟은 것이었고 최준석, 양의지, 이성열은 프로 데뷔 후 첫 20홈런이었다는 점에서 매해 20홈런이 보장된 선수가 아니었다.
그렇다면 앞으로 두산은 어떤 야구를 보여줄 수 있을까. 김진욱 감독 부임 후 아직 이렇다할 색깔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두산. 과연 후반기에는 장타 침체를 딛고 어떤 승부수로 가을 야구에 도전할지 주목된다.
[두산 타선을 이끌고 있는 김현수(왼쪽)와 김동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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