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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무엇보다 값진 은메달이다.
박태환이 자유형 400m에 이어 200m도 은메달을 따냈다. 박태환은 31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아쿠어틱스 센터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자유형 남자 200m 결승전서 1분 44초 93으로 은메달을 따냈다. 야닉 아넬(프랑스)에 이어 값진 은메달이었다. 더구나 200m 결승전서 보여준 박태환의 ‘초전박살’, 즉 초반 스퍼트에서 경쟁력을 확인했다는 건 가장 값진 성과였다.
박태환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초반 스퍼트 전략을 활용해 400m 금메달을 따내며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하지만, 여전히 박태환은 늘 그랬듯 ‘막판 스퍼트’전략이 장기다. 오늘날 박태환을 전 세계 수영팬들에게 알려준 무기도 그것이었다. 박태환은 막판스퍼트로 천하의 그랜드 해켓과 장린 등 전세계적인 수영 스타들을 돌려세웠다.
하지만, 박태환에게 라이벌이 너무 많아졌다. 특히 1989년생인 박태환보다 2살 어린 1991년생 쑨양(중국)은 4~5년전 박태환을 보듯 폭발적인 막판 스퍼트를 자랑하는 중, 장거리 선수다. 또한, 이날 200m 금메달을 차지했으나 아직 덜 알려진 아넬은 21살 신예로 200m에서 시종일관 박태환과 쑨양에게 스피드에서 압도하는 역영을 펼치며 여유있게 금메달을 따냈다.
이런 상황에서 박태환도 더 이상 ‘막판 스퍼트’ 전략만을 무기로 삼을 수 없었다. 박태환은 그간 해외 훈련을 거치며 스피드 보강 훈련을 거듭해왔다. 1500m를 사실상 포기하면서 순간 스피드 향상에 집중했고, 그 결과 판정 번복에 번복 속에서 우여곡절 끝에 출전한 400m 결승전서 초반 스퍼트전략을 내세워 값진 은메달을 따냈다. 비록 쑨양의 막판 스퍼트에 밀려 눈물을 삼켰으나 초반부터 스타트를 하지 않았다면 은메달도 장담할 수 없었다. 심리적으로 불안한 가운데 일궈낸 성과였다.
그리고 이날, 200m에서 다시 한번 박태환의 달라진 전략을 확인했다. 아넬은 너무 빨랐다. 박태환도 사실 크게 인지하지 못했다. 허를 찔렸다. 하지만, 초반부터 스퍼트를 올리면서 쑨양과 똑같은 시간에 터치패드를 찍었다는 건 의미가 크다. 쑨양은 분명 초반 페이스 조절에 실패한 듯 뒤쳐지다 막판 스퍼트로 박태환과 공동 은메달을 땄으나 레이스 막판 100m 지점에서 스퍼트를 올렸을 때 박태환도 전혀 뒤처지지 않고 2위권을 유지했다.
이제 향후 국제 무대에서 박태환과 쑨양의 스피드 대결이 볼만할 것으로 보인다. 박태환이 자신보다 어린 선수들에게 스피드 대결, 그리고 초반 스퍼트 능력에서 뒤처지지 않고 경쟁력을 발휘했다는 게 이번 런던올림픽 최대 성과다.
[200m 은메달을 따낸 박태환. 사진 = 런던(영국) 올림픽 특별취재단]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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