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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의 스타★필(feel)]
문정희는 단아하고 여성스럽다. 단정한 이목구비와 중저음의 목소리까지 일찍 성숙했지만, 오래도록 아름다움을 간직할 이미지를 지녔다. 그런 그녀가 흉측스런 기생충에 감염되어 인사불성이 된다. 개봉 4주차에 관객 440만 명을 돌파한 영화 ‘연가시’의 이야기다. 극 중 치사율 100%인 살인 기생충 연가시에 감염된 문정희는 폭식 증세와 갈수 욕망을 섬뜩하게 표현하는 동시에 절절한 모성애까지 실감나게 연기해 ‘문포스’란 수식어를 얻었다. 현실에서는 무능했지만 가족을 지키려고 사투를 벌이는 남편 역을 맡은 연기 본좌 김명민에 버금가는 호연으로 시너지 효과를 제대로 일으키며 흥행을 견인하고 있다.
1976년생 올해로 37살이 된 문정희는 단정한 생김새와는 다르게 이채로운 과거가 있다. 24살이던 1998년 학전에서 연극 ‘의형제’로 데뷔했는데, 자신보다 6살이나 많았던 황정민의 엄마로 분했다. 또한 남다른 노래와 춤 실력으로 스타 등용문 뮤지컬로 불리는 ‘그리스’에서 여주인공으로 활약한 바 있다. 살사 댄스 전문가로 세계대회에 출전하기도 했으며, 실제로 ‘연가시’ 흥행 공약으로 내세운 300만 관객 돌파 기념으로 부산 영화관 무대 인사에서 살사를 선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최근 개봉한 ‘연가시’를 통해 데뷔 15년 만에 만루 홈런을 쳤다. 물을 통해 인간의 몸에 침투해 뇌를 조종해 물속에 뛰어들도록 유도해 익사시키는 변종 연가시에 아이들과 함께 감염된 문정희는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절망을 안고 아이들을 지켜내는 눈물어린 모성애를 보여준다. 특히 영하 20도의 추위 속에서 20리터짜리 생수통을 통째로 들이키고, 수십 명 군중에게 밀리고 밟히는 몸 고생을 제대로 하면서 감염의 농도에 따라 점점 처절하게 변해가는 인간의 모습을 실감나게 표현했다.
[영화 '연가시' 스틸컷. 드라마 '연애시대' 스틸컷. 사진 = CJ 엔터테인먼트, SBS 제공]
최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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