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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전지현의 애니콜은 영화 속에서 예니콜이 돼야했다. 그러나 전국민을 연가시로부터 구원한(?) 조아제약의 윈다졸은 그대로 윈다졸일 수 있었다.
영화나 TV 속에서 특정 브랜드나 상품을 의도적 혹은 자연스럽게 노출시켜 간접적인 광고효과를 보는 것을 PPL이라고 한다. 날로 증가하는 영상물의 제작비용을 위한 순기능 역할을 하기도 하고, 광고나 영화 혹은 드라마의 경계를 흐리는 부작용도 있다. 어쨌든, 오늘날 영화나 드라마 제작에 어느 정도의 PPL은 필수적이다.
영화 속에서 좋지않은 이미지로 등장하기에 당초 미래제약이라는 이름으로 설정했지만 조아제약 측에서 실명을 그대로 쓰는 것에 오히려 긍정적이었다"고 밝혔다. 조아 제약은 영화가 허구라는 것을 관객들이 모를리 없다며 쿨하게 장소협찬 및 5000만원을 지원했다. 결과적으로 조아제약 및 구충제 윈다졸의 인지도를 높이고 PPL대인배의 이미지까지 덤으로 얻게 됐다.
그러나 이 같은 경우는 흔하지는 않다. 극중 나쁜 이미지로 사용될 경우, 브랜드명을 그대로 노출시키는 경우는 거의 없다. 또 서로 윈윈하자는 취지의 PPL 러브콜도 거부하는 기업이 종종있다.
1000만 흥행을 기대케 하는 영화 '도둑들'의 경우, 영화 속 전지현의 이름 예니콜은 당초 그녀가 CF모델로 활약한 휴대폰 브랜드 애니콜로 설정됐으나 삼성의 반대로 무산됐다. 최동훈 감독은 "그 항의가 정당한지 잘 모르겠다. 과거 '개콘'에 '범죄의 재구성'(최동훈 감독의 전작)이라는 코너가 등장했는데 우리는 항의는 커녕 오히려 즐거워했다. 페이스북 창시자 주커버그의 실명을 그대로 다룬 영화 '소셜 네트워트'의 경우에도, 주커버그가 항의를 하지 않는다. 넓은 안목으로 보기 때문인 듯 하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예니콜도 나쁘지 않았다"며 웃었다.
400만 관객을 동원한 흥행작 '내 아내의 모든 것'은 어떤가. 극중 주인공 정인(임수정)이 담배를 피는 장면이 여럿 등장하고, 특히 특정 담배가 그대로 노출돼 마치 PPL인 것 같은 느낌을 주지만 이 역시 아니다. 민규동 감독은 "협찬을 요청했지만 그 담배의 홍보시즌과 맞물리지 않아 결국 무산됐다"고 밝혔다.
[영화 '연가시' 포스터(위)와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 임수정과 '도둑들' 전지현.사진 = 오죤필름, NEW, 쇼박스 제공]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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