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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런던(영국) 올림픽특별취재팀] 진종오(33·KT)가 또 한 번의 대역전극을 연출했다. 8년 전 아테네의 실수가 ‘역전의 명수’ 진종오를 만들었다.
‘한국 사격의 간판’ 진종오는 5일 오후(이하 한국시각) 영국 런던 그리니치파크의 왕립포병대 사격장에서 치른 2012 런던올림픽 사격 남자 50m 권총 결선에서 662점으로 후배 최영래(30·경기도청)를 0.5점 차로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 2연패이자, 대회 2관왕에 오른 순간이다.
짜릿한 승리였다. 예선을 5위로 통과한 진종오는 마지막 발에서 10.2점을 쏘며 8.1점에 그친 최영래를 제쳤다. 2008 베이징올림픽서 극적인 역전 우승을 거뒀던 ‘강심장’ 진종오는 이번에도 각본 없는 드라마를 썼다.
진종오는 경기를 마친 뒤 “마지막 한 발까지 열심히 쏘자고 생각했다”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자신 때문에 아쉽게 금메달을 놓친 후배 최영래에 대해 “(최)영래의 기분을 잘 안다. 아테네 때 나도 똑같은 기분을 느꼈다”며 미안함을 전했다.
그렇다. 진종오는 2004 아테네올림픽에서 최영래처럼 아쉽게 메달을 놓친 경험이 있다. 당시 진종오는 금메달을 눈앞에 둔 상태였다. 하지만 7번째 격발을 6.9점에 맞히며 스스로 무너졌다. 은메달도 값졌지만, 진종오는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당시의 쓰라린 경험은 진종오를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이후 4년을 절치부심한 진종는 2008 베이징올림픽서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본선을 6위로 통과했지만 결선에서 무서운 집중력을 선보이며 경기를 뒤집었다. ‘역전의 명수’ 진종오는 그렇게 탄생했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진종오는 아테네에서의 실수를 잊지 않았다. 한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선사한 10m 공기권총에서 압도적인 기록으로 결선에 올랐지만 중간에 흔들리며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마지막 격발에서 만점에 가까운 10.8을 쏘며 아테네의 악몽을 반복하지 않았다.
최영래와의 50m 권총 결선도 마찬가지다. 5위로 결선에 오른 후 뒷심을 발휘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최영래를 비롯해 다른 선수들이 흔들리는 사이 진종오는 꾸준히 10점대를 쐈다. 아네테에서의 교훈은 8년이 지난 런던애서도 유효했다.
[진종오. 사진 = 런던(영국)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안경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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