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한국 야구 역사를 통틀어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하나를 꼽으라면 많은 이들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꼽을 것이다.
당시 한국 야구 대표팀은 예선부터 결승까지 9전 전승으로 '퍼펙트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은 예선 첫 경기였던 미국전에서 9회말 대역전극을 펼치더니 캐나다에 짜릿한 1-0 승리를 거뒀고 중국과는 승부치기 끝에 신승을 따냈다. 일본과의 예선전에서 9회에 천당과 지옥을 오가다 끝내 승리를 쟁취한 한국은 '넘을 수 없는 벽'으로 여겨졌던 쿠바마저 꺾으며 파죽지세였다.
준결승전에서 만난 일본에 '약속의 8회'를 재현한 한국은 쿠바와의 결승전에서 9회말 구리엘의 땅볼 타구가 유격수 박진만의 글러브 속으로 들어간 순간, 우리가 예감한 그것이 현실이 되며 마침내 '금메달 신화'를 완성했다.
이후 야구 팬들은 '베이징의 신화'를 스포츠 채널의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을 통해 거의 매일 볼 수 있었고 올해 런던 올림픽이 열리기 직전에도 하이라이트 방송은 계속됐다.
런던 올림픽은 개막했지만 한국 야구가 올림픽에서 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다. 야구가 런던 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역시 메이저리거들의 출전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 '하계 올림픽'이다보니 메이저리그 정규시즌과 겹친다. 올림픽 기간 동안 프로야구 정규시즌을 중단하면서까지 '올인'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메이저리그는 시즌 중 선수 차출에 '고자세'를 취하며 결국 정식 종목 제외라는 사태를 맞게 됐다.
그렇다면 올림픽에서 야구를 볼 수 있는, 한국이 '베이징의 감동'을 재현할 수 있는 시기는 언제가 될까. 이미 야구는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정식 종목 투표에서 탈락해 빨라야 2020년 올림픽에서 만날 수 있다.
최근 국제야구연맹과 국제소프트볼연맹이 기구 통합에 나섰고 이는 IOC의 요구를 수용한다는 점에서 올림픽 재진입을 위한 첫 걸음을 뗐다고 볼 수 있다.
야구가 2020년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더라도 베이징의 신화를 재현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최소 12년이 된다. 온 국민이 올림픽에 열광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디펜딩 챔피언' 한국 야구 대표팀의 위풍당당한 모습을 볼 수 없는 것은 안타깝기 그지 없다.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 한국 야구 대표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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