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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임수향(22)의 목소리는 낮고 느렸다. MBC 드라마 '아이두 아이두' 염나리의 목소리가 그대로 들려왔다. 다른 일을 하다가도 화면에 염나리의 목소리가 들릴 때면 저절로 고개가 돌아갔던 기억이 있었다. 그 차분한 듯한 목소리는 임수향의 입을 타고 흐르며 염나리를 밉지 않고 동정심 가는 캐릭터로 만들었다. 그리고 그 목소리가 임수향이란 여배우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 SBS 드라마 '신기생뎐' 때보다 '아이두 아이두'의 연기가 훨씬 자연스러워졌어요.
"틀을 깨려고 노력 중이에요. '신기생뎐' 때는 표현, 감정 등을 가뒀어요. 사실 처음으로 큰 역할이었기 때문에 감독님에게 의지를 많이 했어요. 이번 작품에선 그때보다는 주체적으로 연기를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김)선아 언니랑 함께 나오는 장면이 많았는데, 언니가 내공이 있으니까 제가 많이 배웠죠"
- 중1 때 미국 유학을 떠났지만 배우가 되고 싶어서 집에 말도 안 하고 돌아왔다면서요?
"미국에 가기 전 연기란 걸 알게 됐어요. 미국 유학을 준비하는 동안 연기를 처음 접하고, 미국을 가게 된 건데, 머릿속에선 온통 '연기를 해야 하는데'란 생각이 가득했어요. 그래서 한국에 돌아왔고, 안양예고를 가고 싶어서 주말마다 부산에서 서울로 왔다 갔다 하면서 계속 연기를 배웠어요. 엄마, 아빠는 '저러다 말겠지' 하셨대요. 어릴 때 꿈이 연예인이라고 많이 그러잖아요. 그러다 고1 때 제가 하는 연극을 보러 오시고, 그때부터 많이 응원해주세요"
- 그렇게 미국에서 돌아온 게 후회는 없어요?
"조금 있어요. '좀 더 미국에 있었으면 영어를 더 잘했을 텐데…' 하는 거요. 2년만 더 있다가 왔으면 영어도 잘하고, 그걸 연기에 잘 써먹을 수 있었을 텐데 싶어요. 항상 드라마마다 영어 대사가 있더라고요. 그런데 그때 이후로 '미국에 다시는 안 간다'고 마음 먹어서 정말 미국을 안 갔거든요. 혀가 굳어버렸어요"
- 실제로 짝사랑을 해본 적 있나요?
"고등학생 때, 두 살 차이 나는 선배 오빠를 짝사랑 했어요. 고백은 못 했어요. 제가 고백하려는 순간 다른 언니가 먼저 고백을 해서 둘이 사귀었거든요. 하루 차이였어요. 많이 앓았죠. 그 언니, 저보다 못생겼었는데!"
- 연애는 몇 번이나 해봤어요?
"아기 소꿉장난 같은 연애 빼고, 3명?"
- 남자들한테 인기 많았을 것 같아요.
"오빠들이 더 좋아해줬어요. 또래들한테는 인기가 없었어요. 왜냐고요? 음…… 노안이라? 하하"
- 졸업사진 봤어요. 가발을 쓰고 찍었던데요?
"친구 가발을 빌린 거예요. 사실 졸업사진 찍는 날 제 머리가 너무 마음에 안 들었거든요. 그런데 친구가 가발을 쓰고 찍어서 사진이 정말 잘 나왔더라고요. 저도 빌려달라고 해서 썼는데, 친구가 가발망을 안 갖고 온 거 있죠. 그래서 지금은 후회하고 있어요".
"SBS '강심장'에서 얘기한 이후에 초점이 거기에만 맞춰지더라고요. 그 후에 시상식을 가든 어디를 가든 제 기사 제목이 '야한 눈빛 임수향', '뇌쇄적인 눈빛', '제 눈빛 어때요?' 계속 그렇게만 나와요. 청순하게 입고 갔는데도 '야한 눈빛'이라고 나오고. 야한 눈빛 말고 좋은 게 많을 텐데 싶어요. 배우는 깊은 눈빛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섹슈얼적으로만 치우쳐서 아쉽죠"
- 댓글은 자주 봐요?
"보죠. 안 좋은 얘기도 있는데, 사실 다 담아두거든요. 그런데 담아두면 지장이 많더라고요. 하루 종일 우울해져요. 특히 연기적으로 안 좋은 얘기가 나올 때도 있는데 그럴 때 힘든 것 같아요. 자책도 많이 하고 의기소침해져요"
- SBS '런닝맨'에 출연한 걸 봤어요. 춤도 잘 추던데요?
"'런닝맨' 완전 재미있어요!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어요. 저도 게임 할 때 승부욕이 장난이 아니거든요. '런닝맨' 멤버들도 정말 재미있고 게임도 즐거웠어요. 춤이요? 저 원래 잘 추는데, 갑자기 추라고 하니까…"
- 부산 사투리는 어떻게 고쳤어요? 이번에 강민경씨에게 사투리를 가르쳐줬다면서요?
"중학생 때부터 연기 연습을 해서 그때부터 계속 교정을 했어요. (강)민경이는 캐스팅되자마자 사투리 때문에 전화가 왔었어요. 민경이도 연기 욕심이 많거든요"
- 몸매 관리는 안 해요?
"회사에서 저보고 항상 그만 좀 먹으라고 그래요. 관리하긴 하는데 진짜 많이 먹어요. 아침은 꼭 먹어요. 밥 안 주면 화가 나요 하하. 간식도 쉴 새 없이 먹어서 살도 잘 쪄요. 체중 늘어난 것 보고 '헉. 왜 이렇게 쪘지?' 하고 그때부터 다시 살을 빼요. 체중이 48kg에서 49kg 왔다갔다 하고, 50kg 넘으면 눈이 뒤집혀요"
"계속 드라마 돌려보고 영화도 보고 그래요. 게임도 하고요"
- 게임이요?
"축구 게임이요. 요즘 '위닝일레븐' 하는 재미에 빠졌어요. 원래 그런 게임이 있는 줄은 알았지만 그 맛을 최근에 알게 됐어요. 축구 룰은 잘 모르는데, 그냥 막 하는 거예요. '철권' 같은 게임도 좋아했거든요. 뭘 눌러야 어떤 기술이 나가는지 잘 모르지만 버튼을 마구 누르면서 희열을 느껴요"
- 의외네요. 클럽 같은 데를 좋아할 것 같은데요?
"클럽은 절대 안 가요. 가끔 한 번 갔었는데 사람들이 '단사란이 춤 춘다' 그러는 거예요. 신경 쓰여서 춤을 못 추겠더라고요. 음악 듣고 노는 거 좋아했는데, 클럽은 시선 때문에 용기가 안 나요"
- 요즘 아이돌은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네요? (임수향은 배우 윤계상이 그룹 god로 활동할 때부터 오래된 팬이고, SBS 드라마 '신사의 품격'에 출연 중인 배우 김민종도 예전부터 좋아했던 스타라고 말했다)
"음… 전 예전 아이돌이 더 좋아요. 그래서 차에 가면 90년대 노래들이 있어요. 90년대 노래 중에는 명곡들이 많잖아요. 노래방에 가도 90년대 노래 메들리 같은 걸 불러요. 제 친구들은 모르더라고요. 전 오빠들이 10살 정도 터울이라서 아기 때부터 오빠들이 듣는 노래를 많이 들었어요. 마로니에의 '칵테일 사랑' 같은 노래요"
[배우 임수향.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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