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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한국이 올림픽 3회 연속 10-10(종합 10위, 금메달 10개 이상)을 달성할 수 있었던 이유는 역시 깜짝 스타들의 활약이었다. 그들의 예상치 못한 반전에 대한민국은 지난 17일간 행복했다.
대한체육회가 런던올림픽 준비를 하면서 10-10 목표를 내세웠을 때, 금메달 가능 선수들을 분류했었다. 대회가 마무리 된 현재, 대한체육회의 예상은 다소 빗나갔다. 기분 좋은 빗나간 예상이었다. 이번 대회서 우리나라가 따낸 금메달 13개 중에는 금메달 후보로 전혀 생각하지 않은 선수도 수두룩하다.
대표적인 선수가 바로 30대의 힘을 보여준 유도의 송대남(남양주시청), 얼굴도 예쁘고 실력도 뛰어난 펜싱의 김지연(익산시청), 퉁퉁 부은 눈으로 우승한 레슬링의 김현우(삼성생명), 소름 끼칠 정도로 침착한 모습을 보여준 겁 없는 사격의 김장미(부산시청) 등이다. 올림픽이란 세계최고의 무대는 언제나 변수가 많기에 ‘확실한 금메달’이란 없다. 이런 상황에서 이들이 따낸 금메달은 한국의 종합 5위 등극에 큰 힘이 됐다.
김현우는 금메달을 딴 뒤 “나보다 땀을 많이 흘린 선수는 금메달을 가져가도 좋다”라고 말했다. 시사하는 바가 크다. 좋은 성적의 원동력은 결국 ‘땀’, 바꿔 말하면 지독한 훈련과 노력이다. 이들은 언론의 무관심 속에 지난 4년간 묵묵히 땀을 흘려왔고, 한편으론 오기로 2012년 8월을 기다렸을 것이다.
이들은 올림픽을 통해 스타 반열에 올랐다. 뒤늦게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도 받고 있고, 주위의 대접도 달라질 것이다. 스스로 처음이자 마지막 올림픽이라고 밝혔던 송대남 정도를 제외하면 이들은 앞으로도 한국 스포츠의 동력이 될 든든한 재원들이다. 단순히 순위와 성적을 떠나서, 런던올림픽을 통해 한국 스포츠의 희망을 발견했다는 것 자체가 성과요, 감사한 일이다.
이제 이들은 새로운 도전을 준비한다. 그 도전은 2년 뒤 인천 아시안게임과 4년 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다. 도전은 성공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다. 이번 런던올림픽만 봐도 확실한 금메달 후보라고 여겼던 선수들 중 일부는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정상은 오르는 것보다 지키는 게 더 어렵다는 말이 있듯, 이들은 주위의 지원은 조금 좋아질지라도 더 어려운 도전에 직면할지도 모른다.
사실 성적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이들이 설령 앞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더라도 그만한 노력을 쏟아 붓는다는 걸 뒤늦게나마 깨달은 우린 박수를 쳐줄 준비가 돼있다. 더불어, 4년 뒤 또 다른 스타탄생을 위해 뛰기 시작한 선수들도, 포기하지 말고 힘을 냈으면 한다. 우린, 그저 당신들의 노력과 땀을 4년마다 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고맙고, 감사하다. 대한민국은, 올림픽 스타 탄생에 웃을 수 있어 행복했다.
[김지연, 송대남, 김현우. 사진 = 런던(영국)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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