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이들이 강한 롯데를 증명하고 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30일 현재 시즌 성적 56승 4무 46패를 기록하며 2위에 올라 있다. 워낙 순위 싸움이 치열한 상황이기에 현재 2위 자리를 안심할 수는 없지만 포스트시즌 진출은 점점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현재 롯데의 성적이 놀라운 일은 아니다. 이미 롯데는 2008년 이후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으며 지난 스토브리그에서 FA 2명(정대현, 이승호)을 영입하며 전력보강에 나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롯데의 올시즌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FA로 야심차게 영입한 정대현과 이승호는 아직까지 팀에 큰 보탬이 되고 있지 않으며 자랑거리였던 타선도 예년의 화력은 재현하지 못하고 있다. "시즌 전 구상대로 된 것이 하나도 없다"는 양승호 감독의 말 그대로다.
그럼에도 롯데는 2위에 올라있다. 역설적으로 시즌 전 구상이 어긋난 상황에서도 2위에 올라있는 현재 상황은 강팀 롯데를 설명한다.
프로야구는 워낙 긴 시즌을 치르기 때문에 주축 선수 몇 명만으로는 좋은 성적을 올리기 힘들다. 뛰어난 선수가 몇 명 있느냐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선수층이 얼마나 두꺼운지 여부가 각 팀들의 희비를 엇갈리게 하는 경우가 더욱 많다.
올시즌 롯데에는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선수가 많다. 지난 2년간 1승도 거두지 못했던 이용훈은 올시즌 8승을 거두며 팀에서 없어서는 안 될 투수가 됐다. 평균자책점 2.73에서 보듯 뛰어난 투구를 시즌내내 이어갔다. 그가 거둔 8승은 신인 시절이던 2000년 거둔 9승 이후 최다승이기도 하다.
김성배도 놀랍기는 마찬가지다. 두산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선보이지 못하던 김성배는 지난 시즌 종료 후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김성배는 올시즌 57경기에 나서 2승 3패 14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2.98을 기록하며 롯데 불펜의 중심이 됐다. 2005년 8승 3패 8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3.17을 뛰어넘는 생애 최고의 활약이다.
여기에 치열한 2위 싸움이 펼쳐지는 상황에서 이정민까지 '한 건' 해냈다. 이정민은 29일 문학 SK전에 선발 등판, 8이닝 9피안타 6탈삼진 무사사구 1실점을 기록하며 데뷔 이후 최고의 투구를 펼쳤다. 이는 2003년 10월 2일 대구 삼성전 이후 3254일만의 선발승이기도 했다. 이날 롯데는 패한다면 SK에게 2위 자리를 내줘야만 했지만 이정민의 호투 속에 2위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이들은 올시즌 시작 전만 하더라도 롯데의 주축 선수에 이름이 거론되지 않았다. 김성배의 경우 2월말이 돼서야 캠프에 합류해 완벽한 시즌 준비도 힘들었다. 그럼에도 이들은 시즌 전체적으로, 또 결정적 순간 활약하며 팀에 커다란 보탬이 되고 있다.
프로 데뷔 이후 성공보다는 좌절이 많았던 그들이다. 어느덧 한국나이로 이용훈은 36살, 이정민은 34살, 김성배는 32살이다. 하지만 이들은 좌절하지 않고 묵묵히 칼을 갈았고 올시즌 드디어 빛을 발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몇 명에 의존하는 팀이 아닌 진정한 강팀으로 거듭난 롯데를 증명하는 존재로 거듭났다.
[이정민-김성배-이용훈(왼쪽부터). 사진=마이데일리DB, 롯데 자이언츠 제공]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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