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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민기자]이처럼 한국 케이블 드라마(이하 케드)는 수 많은 스타를 배출하면서 시청자에게는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케드의 현실은 마냥 밝은 것 만은 아니다. 바로 케드를 제작하고 있는 채널이 한 대기업 계열 채널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인기 케드는 대다수가 한국 최대의 케이블 MPP(Multi Program Provider)로 불리는 CJ E&M 계열 채널에 방송됐다.
CJ E&M은 사실상 최대의 MPP였다. 하지만 CJ E&M은 지난 2008년 온미디어를 인수하면서 사상 최대 MPP로 거듭난다. 케이블 계의 거대 공룡인 셈이다.
현재 CJ E&M은 tvN, CGV, 투니버스 등 기존 CJ계열 PP와 OCN 구 온미디어 계열 채널을 통해 자사 드라마를 방송하고 있다. 소위 말해 방송을 제작해서 내보낼 창구를 보유하고 있고, 만약 한 채널에서 제작한 드라마가 실패하더라도 재방송 효과 또한 누릴 수 있는 셈이다.
이런 장점을 가진 CJ E&M은 드라마 제작에 박차를 가했고, 그 성과를 보고 있다. 특히 종편채널출범 이후 2012년을 맞은 CJ E&M은 지난해 제작비의 두 배 가까운 숫자를 드라마 제작에 투입해 케이블 경쟁에서 종편사까지 압도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과감한 투자는 케드의 품질을 높였고 한국 케드의 새 장을 열었다. 하반기에도 인기를 끈 ‘응답하라 1997’을 비롯해 김승우, 오지호, 김민정 등이 출연하는 ‘제3병원’을 비롯해 ‘막영애’ 시즌 11 등이 방송되거나 방송 예정이다.
하지만 이런 케드 열풍은 CJ E&M에만 불고 있는게 우리네 현실이다. 미국의 경우 HBO뿐만 아니라 Showtime, AMC등의 제작사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수 많은 MPP가 있지만 지속적으로 드라마를 제작하는 채널 CJ E&M외에 볼 수 없다.
이런 케이블 채널의 드라마 제작 기피는 제작비 문제에서 비롯한다. 지상파에 비해 적은 비용이라지만 드라마를 제작하는데는 수십억원의 지출이 발생한다. 실제로 지상파에 버금가는 퀄리티를 가졌다며 기대를 받고 있는 ‘제3병원’의 경우 총제작비가 60억원에 이르고, 다른 케드 또한 최소 30억원 이상의 제작비가 투입된다. 회당 최소 3000만원이 드는 셈이다.
일반인을 투입하는 45분짜리 예능프로그램의 경우 300만원 대의 적은 비용으로도 제작이 가능하다. 그야말로 ‘이익추구’가 목표인 케이블 채널에서 케드 제작은 ‘도박’인 셈이다.
미국의 경우 HBO가 압도적인 1위라지만 ‘홈랜드’를 내놓은 Showtime 등 경쟁사들이 포진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절대강자가 없다지만 한국의 경우 CJ E&M 계열 채널이 독점한 형국이다.
이런 한국 케드의 기이한 형태는 구태의연한 채널 관계자들의 인식과 맥락을 같이한다. 과거 한 케이블 채널 관계자는 드라마 제작에 대해 “드라마를 못만드는게 아니라 안만드는 것이다. 회당 2500만원 정도만 들이면 되는데, 그 돈을 들이느니 더 저비용의 예능을 만드는게 경제적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케이블 채널 관계자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미국 최대 케드 제작사인 HBO의 신작 '보드워크 엠파이어', Showtime 제작으로 방송당시 큰 인기를 끈 '홈랜드'. 사진 = HBO, Showtime]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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