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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20살 손흥민이 보여준 재능은 분명 ‘슈퍼 탤런트’였다.
손흥민은 22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독일 함부르크 임테크 아레나서 열린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의 2012-13시즌 분데스리가 4라운드에서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멀티골을 작렬시켰다. 함부르크는 손흥민의 원맨쇼에 힘입어 ‘디펜딩 챔피언’ 도르트문트를 3-2로 꺾었다. 올 시즌 개막 후 첫 번째 승리다.
이날 함부르크에게 손흥민은 슈퍼 히어로였다. 전반전에 팀의 귀중한 선제골을 안겼고 2-1로 앞선 상황에선 혼자 힘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도르트문트의 무서운 추격 속에 두 번째 골은 이날의 결승골이 됐다.
우연히 들어간 골은 없었다. 손흥민은 천부적인 움직임을 통해 두 골을 터트렸다. 첫 골에선 판 데 파르트와의 호흡이 빛났다. 역습 상황에서 판 데 파르트가 좌측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손흥민은 역스탭을 통한 페인트로 상대 수비수를 따돌린 뒤 머리로 도르트문트 골망을 갈랐다.
손흥민의 천부적인 골 감각을 읽을 수 있는 부분이다. 손흥민은 빠른 스탭 전환을 통해 수비수를 속였고 동시에 판 데 파르트가 올린 크로스의 궤적을 정확하게 인지했다. 이는 말처럼 쉬운 동작이 아니다. 복합적인 상황을 빠르게 판단하고 몸으로 옮겨야만 가능한 일이다.
두 번째 골은 더 대단했다. 측면에서 드리블로 수비수를 제친 뒤 반 박자 빠른 왼발 슈팅으로 도르트문트 골키퍼를 바보로 만들었다. 메시, 호날두, 판 페르시 등 유럽 정상급 선수들에게서 볼 법한 장면을 한국의 20살 청년 손흥민이 완벽하게 보여줬다.
손흥민의 득점 장면은 최근 첼시의 ‘샛별’ 오스카가 유벤투스와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32강서 보여준 중거리 슛 못 지 않는 장면이었다. 독일 언론도 경기 후 손흥민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함부르크 지역지 모어겐포스트는 필드 플레이어 중 가장 높은 점수를 주기도 했다.
그동안 손흥민에 대한 평가는 매번 엇갈렸다. 프리시즌에만 강하다는 비난을 듣기도 했고, 대표팀에선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얘기도 들었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분데스리가에서까지 부진하며 힘든 시기를 보냈다. 함부르크도 가까스로 강등권을 탈출했다.
하지만 손흥민의 재능은 틀리지 않았다. 한국의 손흥민은 괴체, 로이스 등 독일 최고의 유망주들이 모인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결코 뒤지지 않는 실력을 뽐냈다. 오히려 결정력에선 더 뛰어났다. 이처럼 큰 경기에서 그토록 침착하게 골을 넣을 수 있는 선수는 많지 않다. 손흥민의 재능이 남다른 이유다.
[손흥민. 사진 = gettyimagekorea/멀티비츠]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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