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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수습기자] MBC 월화드라마 '골든타임'은 시청자에게 끊임없이 불편한 진실을 말하는 드라마였다.
'골든타임'에서 이성민이 연기한 최인혁의 실제모델인 아주대병원 외상외과 이국종 교수는 23일 방송된 MBC '시사매거진2580'에 출연해 "일본이나 영국, 하다못해 대만에서 사고가 났다면 다시 사회로 복귀하실 분들이 우리나라에선 돌아가시고 있다"라며 부족한 응급의료 상황을 얘기했다.
'골든타임'은 이국종 교수의 말처럼 응급의료가 병원에서 적자를 내는 애물단지 취급을 받는 현실을 세중병원이란 배경 안에서 조명했다. 세중병원에서 대부분의 의사들은 환자보다는 성과를 지향하는 모습을 보였다. 세중병원의 이사장이 쓰려졌을 때나 VIP 환자가 병원을 찾았을 때 의사들은 일제히 병실을 찾아 정성으로 그들을 돌봤다.
하지만 대상이 경각을 다투는 일반 환자일 때 의사들은 다른 태도는 보였다. 극중 교통사고로 온 몸의 뼈가 으스러져 세중병원 응급센터에 온 17세 환자는 수술을 할 전공의가 없다는 이유로 다시 구급차에 실려 다른 병원을 찾아 떠나야했다. 응급환자가 치료를 통해 피해를 최소할 수 있는 시간인 ‘골드타임’을 놓친 환자는 결국 구급차 안에서 사망했다.신원도 알 수 없었던 중상환자가 대통령 표창을 받은 인물이란 걸 알게 되자 출세의 수단으로 생각하고 그의 주치의로 나서 보살피는 외과과장 김민준(엄효섭)의 모습도 시청자의 분노를 자아냈다.
‘골든타임’의 비판은 의료 문제에 그치지 않았다. 지역 국회의원이 여론이 주목하는 환자를 찾아 자신의 이미지메이킹에 이용하기 위한 사진만 함께 촬영하고 떠나는 모습은 연말 선거를 앞둔 우리나라의 상황에서 시청자들에게 또 한 번의 가슴 답답함을 안겨주기도 했다.정형외과 교수 승진을 앞두고 있던 박성진(조상기)이 마지막 순간 학연에서 밀려 승진이 되지 못한 장면이나, 인턴들의 전공 선택 과정에서 외과를 기피하고 성형외과 등을 선호하는 현실을 이야기한 장면에서도 ‘골든타임’이 제기하는 비판은 숨어있었다.
이렇듯 에피소드마다 현실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녹여낸 ‘골든타임’은 편안하게 바라볼 수 있는 드라마가 아니었다. ‘골든타임’에 앞서 시청자의 관심을 받았던 SBS 드라마 '추적자‘가 정치, 법조계에 퍼져있는 어두운 부분을 표현했다면 ’골든타임‘은 병원을 둘러싼 인간 군상들을 통해 의료계를 둘러싼 가슴 답답한 부분들을 이야기했다.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고 자극하는 드라마에 시청자들은 또 한 번 지지를 보냈다.
[현실에 대한 비판을 녹여낸 MBC 월화드라마 '골든타임'. 사진 = MBC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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