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조민수에게 '피에타'는 무려 17년만에 스크린 컴백작이었다. 과거 청춘스타로 스크린을 누비던 조민수는 어느 덧 브라운관에서의 모습이 더 익숙해졌다. 꽤 오랜만에 성사된 스크린 컴백만으로도 이 작품은 그녀에게 특별했을 것이다. 그런데 특별 그 이상의 단단한 성과를 안겨준 작품이 됐다.
조민수는 제69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영예의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주역배우로 레드카펫을 당당히 걸었다.
상을 받기 전 만났을 때 조민수는 이렇게 말했다. "(피에타는) 나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작품이었으면 했다. 그 이상은 욕심부리지도 않았고 기대도 갖지 않았던 것이 김기덕 감독의 작품이 흥행에서는 약했으니까. 그저 DVD같은 소장자료로 남아 영화계 관계자들이 '아 조민수에게 저런 면도 있었지'하는 것을 알아줬으면 하는 그런 작품을 찍고 싶었다."
그러나 '피에타'는 그녀에게 차마 품지 못했던, 배우로는 최고의 영예를 안게 해준 작품이 됐다. 이 모든 순간이 감격스러울 법도 한데 올해 만으로 47세인 여배우는 담담하다.
"되게 좋다. 고맙고. 그러나 나는 똑같다. 살면서 좋은 추억거리가 하나 생긴 것을 빼고는 말이다. 그냥 '야 넌 베니스 갔다 와 봤어?'하며 자랑할 거리 정도? 이 일을 계기로 앞으로 뭔가가 굉장히 변한다고 생각지 않는다. 만약 20대에 이런 경험을 했더라면 코가 하늘에 붙었겠지. 지금은 감사한 것이 생기면 다만 감사드리는 것이지 나의 신변에 대단한 변화가 생길 것이라 생각진 않는다. 다만 작품 캐스팅의 선착순이 앞당겨 지겠지. 그러나 이 상을 받았다고 나를 위한 작품이 나올 것도 아니다. 앞으로 작품을 고르는 데 조금 더 신중해질테고 다음 선택을 잘 하고 싶지만 결국은 똑같을 것이다. 그 전에도 작품을 막 고른 건 아니었으니 말이다. 대표한테는 앞으로 영화 위주로 하고 싶다고 했는데, 대표는 인상 쓴다(웃음). 영화가 더 매력있는 이유? 모니터가 크다보니 디테일한 부분까지 잘 보이니까 배우로선 신난다. '모래시계'로 회자되는 것보다 '피에타'로 회자되는 것이 더 행복한 그런 게 있다."
50만 관객을 돌파한 '피에타'는 내달 3일로 막을 내린다. 대형배급사의 독과점을 비난해오던 김기덕 감독이 다른 영화에 기회를 주기 위해 내린 결단인데 관객들 사이에서는 보고 싶은 영화를 급히 내리는 김 감독의 결정에 불만을 가진 이들도 있다. 어쨌든 조민수의 17년만에 스크린 컴백을 스크린에서 확인하고 싶다면 서둘러야 할 것이다.[조민수.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