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프로야구 팀별 결산-한화 이글스(8위, 53승 3무 77패)
[마이데일리 = 김세호 기자] 한화는 올시즌 개막 전 관심과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2011시즌 최악의 상황에서 반전 드라마를 쓰며 공동 6위로 시즌을 마친 데 이어 '코리안 특급' 박찬호를 영입하고 일본에서 돌아온 김태균이 가세하면서 4강 그 이상을 바라봤다.
하지만 현실은 참혹했다. 한화는 올시즌 개막과 함께 연패를 거듭하며 단 한 차례도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결국 53승3무77패(승률 .408)의 성적으로 페넌트레이스를 마친 한화는 2년 만에 다시 '꼴찌'로 떨어졌다. 해외파들은 '이름값'을 충분히 했지만 팀 전력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시즌 초반 한화는 말그대로 '총체적인 난국'을 겪었다. 타선은 득점권에서 번번이 흐름이 끊겼고, 승부처 수비 실책이 속출했다. 선수들은 대전구장 리모델링이 끝나지 않아 4월 한 달간 청주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면서 컨디션 조절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외국인 투수마저 실패를 거듭하며 마운드 불안이 계속됐다.
브라이언 배스는 단 2경기 만에 방출됐다. 단 1⅔이닝 만에 홈런 포함 9개의 안타를 맞아 평균자책점이 48.60에 달했다. 배스의 대체 선수로 뒤늦게 데려온 션 헨 역시 14경기(선발 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8.40, 2패 1홀드의 초라한 성적을 남기고 떠났다. 마무리 데니 바티스타는 볼넷을 남발했고, 믿고 맡길만한 불펜 투수가 드물었다. 바티스타는 후반기 들어 선발로 전환하면서 안정감을 되찾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부진이 계속된 한화는 일찌감치 최하위 조짐을 보였고, 급기야 지난 8월 28일 한대화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는 상황에 이르렀다. 구단에서 과감한 투자를 하고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했다는 이유가 컸지만 결국 한두 명의 힘으로 팀 전력을 바꿀 수는 없다는 사실을 재확인했을 뿐이다. 얇은 선수층을 고질적인 문제로 갖고 있는 한화는 주전 선수들의 부진과 공백에도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전력이 부족했다. 이후 한화는 한용덕 감독대행 체제로 잔여 28경기를 14승1무13패로 마치면서 내년을 기약했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체력적으로 부침을 보인 박찬호는 허리와 팔꿈치 통증에 시달리며 급격하게 페이스가 떨어졌다. 전반기 16경기에서 4승5패, 평균자책점 3.77로 호투했지만, 후반기에는 7경기 출전에 그치며 1승5패, 평균자책점도 8.23으로 치솟았다.
'꿈의 타율'에 도전했던 김태균은 시즌 후반 상대 투수들의 집중 견제와 체력적인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4할 타율에 실패했다. 하지만 시즌 타율 .363로 2위 강정호(넥센·시즌 타율 .314)를 크게 따돌리며 명실상부한 수위타자가 됐다. 출루율(.474) 1위, 장타율 4위(.536)로 시즌을 마감하며 리그에서 유일하게 1이 넘는 OPS(출루율+장타율, 1.010)를 기록했다. 시즌 151안타는 리그 3위, 득점권 타율 .379도 리그 3위로 뛰어났고, 팀 타선 침체와 함께 상대적으로 찬스가 적었음에도 타점 6위(80개)에 올랐다.
'에이스' 류현진은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데뷔 후 처음으로 한 자릿수 승리에 머무르면서 7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와 최연소 100승 달성에 모두 실패했다. 투타 엇박자와 불펜 방화 등으로 인해 호투하고도 승리를 날리기 일쑤였던 류현진은 올시즌 불운의 아이콘이 됐다. 하지만 그럼에도 압도적인 차이로 탈삼진왕을 차지한 것에 위안을 삼았다. 류현진은 2위 리즈(LG·144탈삼진)보다 무려 66개가 많은 210탈삼진을 잡아내며 2006년에 이어 두 번째로 한 시즌 200탈삼진을 달성했다.
한화는 다음 시즌을 낙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선수 육성 시스템 만큼은 진일보를 이뤘다. 그동안 2군 훈련장이 없었던 한화는 충남 서산에 전용 훈련장과 숙소를 짓고 있다. 올해 마무리 훈련을 서산에서 실시하고, 내년에는 2군 선수들이 보금자리를 갖게 돼 훈련에 더욱 매진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신인 지명에 소극적인 모습으로 얇은 선수층을 자초한 한화였지만 올해는 전도유망한 신인 9명과 입단 계약을 마쳤다. 단기적인 결과에 급급하기 보다는 장기적인 안목과 계획을 바탕으로 기초공사를 확실히 다져 놓을 필요가 있다.
그런 면에서 차기 감독의 리더십과 구단 프론트의 상호작용이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또한 메이저리그 진출을 희망하는 류현진과 올해 '불혹'인 박찬호의 거취 문제도 차기 감독의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한화 선수단(위), 박찬호(왼쪽)-김태균.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세호 기자 fam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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