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윤석민(27·두산 베어스)이 두 가지 심리적 부담감을 떨쳐내고 진정한 4번으로 거듭나고 있다.
윤석민은 올해 정규시즌에 팀의 4번타자로 중용되며 109경기에서 타율 .291, 10홈런으로 준수한 활약을 했다. 특히 10개의 홈런은 팀 내 최다이자 유일한 두 자릿수 홈런이다. 준플레이오프 4번타자도 윤석민이었다.
하지만 끝내 김동주의 준플레이오프 엔트리 합류가 불발되자 많은 이들이 두산 중심타선의 무게감이 떨어질 것을 우려했다. 2차전이 끝나자 우려는 극에 달했다. 윤석민은 4타수 무안타로 부진했고, 특히 9회말에는 결정적인 번트 실패로 팀의 마지막 찬스에 찬물을 끼얹고 말았다. 윤석민이 침묵하자 두산 타선은 단 1득점에 그쳤다.
1차전에서 5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한 것은 모두 잊혀졌다. 2차전이 끝나자 김동주의 부재가 부각됐고, 윤석민은 심리적으로 움츠러들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김동주의 그림자가 아니더라도 2차전에서의 번트 실패 장면은 용덕한의 결승 홈런을 빼면 가장 중요한 승부처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기에 이전경기 실패로 인한 부담감까지 안고 3차전에 나서는 윤석민이었다.
윤석민은 자신의 부진으로 팀 전체가 1득점에 그친 2차전에서의 빚을 3차전에서 다시 멀티히트를 기록하는 것으로 갚았다. 특히 3-2로 박빙의 리드를 유지하던 7회초에 나온 적시타 한 방은 마운드에도 숨통을 틔워주는 값진 적시타였다. 이후 오재원의 2타점 3루타까지 더해지며 두산은 완전히 승기를 잡았다.
4번타자를 비롯한 중심타선이 모두 제 역할을 다 해줬고, 윤석민은 마음속에 가지고 있었을지 모를 한줌의 짐까지 덜어냈다. 아직은 김동주의 위압감에 견줄 수는 없지만, 더 이상 김동주의 그림자는 없다.
일반적으로 전경기에서 크게 부진했거나 결정적인 패배의 원인을 제공한 선수는 심리적으로 위축되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다음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는 것은 평소보다 더 어렵다. 그런 점에서 윤석민의 멀티히트 부활은 두산 입장에서 더욱 반갑다. 훌훌 털고 일어난 윤석민이 펄펄 날아준다면 두산은 롯데를 다시 서울로 불러들여 5차전을 치르게 될 수도 있다.
[윤석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