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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배우 한혜진이 시청률에 집착하던 과거의 자신을 돌아봤다.
13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노을공원에서 열린 '원더우먼 페스티벌'에서 한혜진은 강연자로 나서 "신인 시절에는 성공한 모든 연기자들이 나의 롤모델이었다"고 말했다.
"그 사람들처럼 돈도 많이 벌고, 주인공도 하면서 편하게 살고 싶었다. 그 분들이 호응 받았던 방식을 좇았다"고 털어놓은 한혜진은 "잘못된 방향과 목표를 찾다 보니 세상을 원망하게 됐다. 스스로에게 '저들처럼 되지 못하니? 넌 왜 잘하지 못해?' 이렇게 스스로를 굉장히 괴롭히고 압박하고 옥죄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생각해도 마음이 많이 아프다. '왜 나를 사랑해주지 못했을까. 왜 나는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모를까' 지금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데뷔한 지 4년 만에 '굳세어라 금순아'를 하면서 주인공을 맡았고, 연달아서 '주몽'을 통해 많은 인기를 받았다. 여자 최우수상도 2년 연속 받았고, 광고도 많이 찍었다. 감사해야 하는데 두려웠다. '어떡하지? 다음 작품도 시청률 잘 나오는 작품 해야 할 텐데. 3연타 쳤다고 기사도 나와야 하는데' 감사한 마음보다 두려운 마음이 컸다"고 고백했다
한혜진은 "많은 작품이 들어왔는데 1년 반 동안 작품을 골랐다. 시청률 잘 나오는 드라마 하려고. 그러다 보니 기사도 '한혜진 신의 계시 기다리느라…'라는 기사도 났다"면서 "드디어 '떼루아'라는 작품을 하게 됐다. 평균 시청률 5~6%가 나왔다. SBS 최저 시청률 TOP5 작품이다. 꼴 좋지 않냐? 꼴 좋았던 것 같다. 그 후에 너무 부끄러웠다. 그 드라마가 부끄러운 게 아니라 저의 잘못된 선택 기준이 너무나 부끄러웠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하지만 한혜진은 오히려 시청률 부진이 자신에게 도움이 되었음을 밝히며 "오히려 자유롭게 저를 풀어놓고 연기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인기가 아니 내공을 쌓자'라고 깨달았다"며 "나만의 보석을 쌓아가다 보면 언젠가 사람들이 알아봐 줄 거라고 생각했다. 나만의 무기를 쌓아가자. 그 무기가 다양한 작품이구나 하는 걸 깨달았다. 사람들이 주목하지 않아도 나만의 보석을 쌓아가는 거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혜진은 '떼루아'에 대해 "대외적으로는 위기라고 느꼈을 텐데 나에게는 기회였다. 감사한 작품이다. 겨울에만 나무에 나이테가 생긴다. 힘들 때 더욱 성숙해지고 커갈 것이다. 겨울 안에 계신 분들이 있다면 '성숙해 지기 위해서, 견고해지기 위해서 이런 겨울이 찾아왔구나'라고 생각해라. 저희 목표를 바꾸다 보니 시청률, 인기, 다른 배우와의 비교들이 보잘 것 없이 느껴졌다"며 "그 후로 다양한 작품을 했다. '예스걸'이 별명이다. 제의가 들어오면 '네. 해볼게요'라고 했다. 그 후로 '예스걸'이 됐다. 두려움이 없었다. 나의 내공이 되는 거니까"라고 전했다.
[배우 한혜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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