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드디어 가을잔치에 정규시즌 우승팀 삼성이 출격한다. 한국시리즈 파트너로 3년 연속 SK를 맞이했다.
이번 한국시리즈의 테마는 단연 SK의 복수 여부. SK는 지난해 1승 4패 아픔을 앙갚음해주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이에 맞서는 삼성은 21세기 들어 큰 경기를 SK와 함께 가장 많이 치렀다. 삼성도 가을 잔치서 우승하려면 SK를 넘어야 한다.
삼성과 SK는 21세기 들어 가장 한국시리즈에 자주 진출한 팀이다. 삼성은 2001년, 2002년, 2004년, 2005년, 2006년, 2010년, 2011년에 이어 8번째, SK는 2003년, 2007년,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에 이어 7번째다. 6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치르게 될 SK는 플레이오프를 통해서 여전히 세밀한 야구에서 강점이 드러났다. 작전수행능력과 촘촘한 수비, 불펜 야구에서 롯데보다 강했다. 그게 부족할 경우 단기전 강자가 될 수가 없다.
물론 SK도 예전에 비해선 끈끈한 이미지가 많이 희석됐다. 그래도 여전히 국내에서 세밀한 야구의 1인자라고 하면 SK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반면 삼성은 세대교체가 정착되면서 세밀한 야구보단 투타의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한 선 굵은 야구를 추구한다. 삼성도 세밀한 야구만 놓고 보면 SK보다 앞선다고 할 수 없다. 이는 곧 단기전서 박빙 승부가 될 경우 삼성이 결코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의미다. 삼성이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직행을 한 것 같아도 사실 도전자의 입장이다.
플레이오프서 나타난 SK는 프리스타일 야구를 추구하다 승부처만 되면 일사불란하게 작전 야구를 수행했다. 눈빛만 봐도 서로가 통했다. 삼성으로선 SK의 흐름을 막기 위해 상대적으로 앞서는 마운드의 효과적인 운용으로 SK의 득점 길목을 차단해야 한다. 경기 초반부터 타선의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펑펑 처서 앞선다면 분위기도 빼앗아올 수 있지만, 역대 한국시리즈 직행팀은 대부분 1~2차전서 타격감을 찾느라 적지 않게 고생했다.
삼성도 지난해 한국시리즈 1차전서 신명철의 적시타로 겨우 2점을 뽑아 이겼던 기억이 생생하다. 일단 주도권을 잡으려면 삼성의 장점인 두꺼운 투수층의 힘으로 틀어막아야 한다. 그런 다음 류중일 감독의 벤치워크와 선수들의 호흡이 맞아떨어져 SK를 따돌려야 한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이 매끄럽지 못할 경우 SK는 빈틈을 금방 파고들어 승부처를 지배하는 힘을 보여줄 가능성이 크다.
단기전을 치르다 보면 분명 몇 차례의 시리즈 전체를 좌우할 승부처가 찾아온다. 이때 모두 삼성이 원하는 대로 이뤄진다는 법은 없다. SK도 분명 찬스를 잡을 것이다. 역설적으로 그때 삼성의 저력을 테스트해볼 수 있다. 삼성은 한국시리즈 대비를 하면서 다양한 훈련 메뉴얼을 소화했다. 인조잔디와 천연잔디, 야간 경기와 주간 경기 등 환경 변화는 물론이고 상황에 따른 마운드 운용 및 타자들의 대처 능력도 시험해봤을 것이다. 임기응변에 강하지 않으면 SK에 고전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은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연거푸 치르고 올라온 SK를 비교적 손쉽게 제압했다. 올해는 다를 것이다. SK는 플레이오프 5경기를 치렀으나 지난해보다 체력적인 여유는 있다. 마운드 소모도 생각보다 심하지는 않았다. 전체적으로 타선이 화끈하게 터지지는 않았지만, 지난해보단 한국시리즈서 좀 더 잘 싸울 가능성이 크다. 삼성은 그런 단기전 전문가 SK를 확실하게 따돌리고 21세기 단기전의 최강자 수식어를 지키고 싶어 한다. 삼성도 출발은 ‘도전자 모드’다.
[하이파이브를 하는 삼성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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