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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의 스타★필(feel)]
박시연은 고혹(蠱惑)적이다. 고혹의 사전적 의미는 아름다움이나 매력 같은 것에 홀려서 정신을 못 차린다는 뜻이다. 그동안 박시연은 아름다움에 현혹된 남자들을 위기에 빠뜨리는 팜므파탈 역할을 많이 맡았다. 요즘 인기리에 방송 중인 KBS 수목드라마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에서도 역시 그랬다. 자신을 위해 살인누명까지 쓴 송중기(강마루 역)을 배신하고 재벌회장 김영철(서정규 역)와 연을 맺고 아들까지 낳더니, 회사의 고문 변호사인 김태훈(안민영 역)까지 마수(?)를 뻗쳐 같이 악행을 일삼고 있다.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박시연의 치명적인 아름다움은 치명적인 독이 되어 여러 남자를 잡고 있다.
1979년생 올해 34살이 된 박시연은 2000년 미스코리아 서울 미(美)로 선발되며 데뷔했다. CF모델로 활동하다 중국 에이전시에 눈에 띄어 2004년까지 중국 드라마에 출연하다 2006년 드라마 ‘마이걸’로 국내에서 연기자로 데뷔한다. 이후 드라마 ‘연개소문(2007년)’, ‘꽃피는 봄이 오면(2007년)’, ‘달콤한 인생(2008년)’, ‘남자이야기(2009년)’, ‘커피 하우스(2010년)’ 등과 영화 ‘구미호가족(2006년)’, ‘사랑(2007년)’, ‘다찌마와리(2008년)’, ‘마린보이(2009)’, ‘간기남(2012년)’ 등에 출연했다.
미스코리아 출신답게 170cm의 큰 키와 서구적인 체형, 딱 떨어지는 얼굴 윤곽과 깊은 눈매, 입 밑에 점까지 섹시하면서 화려한 박시연은 지난 4월에 개봉한 영화 ‘간기남’에서 형사 박희순에게 살인누명을 씌우는 아찔한 매력을 지닌 미망인으로 출연해 ‘원초적 본능’에 출연했던 치명적인 악녀 샤론 스톤에 비유되기도 했다.
‘간기남’에서는 순진한 얼굴과는 상반되는 치명적인 육체로 박희순을 쥐락펴락하며 악어의 눈물을 흘리는 이중적인 악녀 캐릭터였다면, ‘착한 남자’에서는 불후한 환경 때문에 부와 명예를 위해 사랑했던 이를 버리지만 미련을 두면서도 성공에 대한 욕망을 놓지 못하는 이유 있는 악녀 연기로 공감을 얻고 있다. ‘착한 남자’ 초반에 자신의 영달에 집착했다면 중반부를 넘기면서 아들 은석에게 자신의 삶을 대물림하지 않으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모성애로 악행에 개연성을 주고 있다.
배우에게 있어 고정 캐릭터는 때론 약이 되지만 또한 독이 되기도 한다. 특정 타입의 배우로 인식된다는 것은 그만큼 연기를 잘했다는 인증이지만 또한 그런 캐릭터에 갇혀 다양한 면모를 선보일 수 없기 때문이다. ‘천부적인’ 생김새와 그게 걸맞은 연기력으로 팜므파탈 전문 배우로 깊게 각인된 박시연. 사람을 홀리고 세상을 홀리는 고혹적인 배우로 롱런하길 기대해본다.
[박시연. 사진 = KBS 제공, 쇼박스 제공]
최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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