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
[마이데일리 = 고경민 기자]
김은정 “'룩앳미(Look At Me)', 진짜 쥬얼리 봐달라”
하주연 “사장님께 계속 얼굴 비치려고 노력했다”
김예원 “예능 하면서도 온통 쥬얼리 생각”
박세미 “섹시해보이려고 머리도 싹둑-”
걸그룹 쥬얼리(김은정 하주연 김예원 박세미)가 1년 5개월 만에 컴백했다. 지난 11일 신사동 호랭이와 라도가 뭉친 트렌디한 타이틀곡 ‘룩앳미’를 들고 돌아온 쥬얼리는 무대 위와 밖의 모습이 정말 다른 반전 그룹이다. 평소 모습은 더할 나위 없이 친근하고 수다스런 이들은 무대 위에서는 섹시하면서도 격렬한 안무와 함께 흔들리지 않는 가창력으로 이내 좌중을 압도한다. 하지만 아직도 쥬얼리하면 서인영과 박정아가 왕성하게 활동하던 시기를 떠올리는 이들도 적지 않다보니 지금의 쥬얼리의 진가를 제대로 본 사람은 많지 않다.
쥬얼리의 이름을 이어 데뷔, 비슷한 외모의 여타 신인 걸그룹들에 비해선 유리한 인지도를 안고 올라간 쥬얼리는 이에 고마움을 표하면서도 이제 언니들을 뛰어넘어 스스로 빛을 내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이번 앨범을 갖고 나온 쥬얼리의 각오는 사뭇 남다르다.
리더 격의 김은정.
김은정은 맏언니스러웠던 박정아, 카리스마의 서인영같은 든든함과 강렬함 보다는 새침데기 외모와 상반되는 수더분함으로 멤버들을 이끈다. 쥬얼리는 딱히 리더를 두진 않았지만 자연스레 은정이 리더의 역할을 하고 있다. 공백기간에도 멤버들은 따로 숙소 생활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만날 기회가 없었을 듯도 하지만 은정을 중심으로 오히려 멤버들끼리 더 자주 뭉치며 팀워크를 다졌다.
은정은 “스케줄이 끝나고 시간이 남으면 멤버들끼리 영화도 보고 쇼핑도 하고 먹으러도 가고, 가로수길에 압구정, 홍대 등 많이 다녔다. 컴백 전까지는 서로 활동하며 예민해질 게 없으니까 오히려 만나면 더 재미있고 연습도 하고 잘 모였다. 기분 나쁜 일이 없으면 단체 카카오톡으로 서로 뒷담화도 하곤 한다”라고 멤버들과 끈끈한 사이임을 밝혔다.
새 앨범에 대해서도 가장 열심히 설명하는 멤버가 바로 은정이다. “요즘같은 시기에 이렇게 공백이 길면 안 되는데 어쩌다보니 1년 5개월 만에 나왔다. 여자그룹들도 많고 우리를 봐달라는 의미의 솔직한 어필을 하는 타이틀은 우리의 마음과도 같다. 안무는 파워풀하지만 쉬지 않고 격하게, 라이브는 안정적으로 진짜 쥬얼리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또 섹시한 콘셉트라도 야해보이지는 않게 여자가 봐도 멋있는 무대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박정아, 서인영 등 기존 쥬얼리 멤버들과 함께 ‘원 모어 타임’으로 쥬얼리의 전성기를 함께했던 은정은 이제 걸그룹 5년차를 맞아 언니들의 위치가 됐다. 예전보다 부진한 것에 대해 은정은 특유의 낙천적인 마인드로 동생들을 다독인다.
“기존 쥬얼리의 이미지가 워낙 강하게 남아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가 기대에 못 미친 게 아니라 우린 아직 제대로 보여드린 게 없었을 뿐이다. 멤버 구성이 달라지며 팀의 분위기도 전과 달라졌다. 예전엔 섹시한 이미지가 강했다면 지금은 되려 아무 색깔이 없다고 보는 게 더 맞을 것 같다. 이에 여러 색깔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쥬얼리만의 장점이 될 것이다.”
의리파 하주연.
하주연은 미국 LA 출신의 여성 래퍼다. 배우 하재영을 아버지로 둔 하주연은 끼가 다분한 친구다. 강렬한 랩 실력과 격렬한 댄스 실력 또한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또 털털하고 의리파 성격으로 연예계 인맥도 두텁다.
이번 앨범에서 하주연은 자신만의 랩에서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했다. 한 랩 하면서도 오랜만에 컴백인 만큼 인트로부터 색다른 면을 보여주기 위해 열심히 연습했단다. 올 초로 예상됐던 컴백이 계속 미뤄지자 소속사 사장님에게 부지런히 얼굴을 비치며 열심히 쥬얼리 홍보도 잊지 않았다고.
컴백이 확정된 뒤에는 의상에서부터 안무까지 주연의 손을 거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열정을 쏟았다. 이번 의상 콘셉트를 정하는 데 있어서도 멤버들과 함께 적극적으로 의견을 반영했고 실제 쥬얼리의 무대에서는 매 무대마다 멤버별로 달라지는 의상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안무 구상에도 주연은 가장 많은 의견을 냈다. 쥬얼리를 정상에 올려 놓은 털기춤을 변형, 업그레이드 해 만든 새 안무는 단연 압권이다. 주연은 “지저분하게 터는 춤이 아니다.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예전 쥬얼리가 아닌 우리만의 끼를드러낼 수 있는 멋있는 무대를 보여드릴테니 기대해도 좋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포스트 서인영으로도 불린 주연은 특히 비슷한 시기에 활동하게 된 서인영과의 만남에도 묘한 설렘을 드러냈다. 서인영은 최근 쥬얼리와 함께 소속돼 있던 스타제국 엔터테인먼트에서 독립해 솔로로 컴백했다.
악바리 김예원.
쥬얼리의 비활동 기간 중에도 열심히 쥬얼리를 알린 이는 단연 김예원이다. 2009년 박정아, 서인영이 공식 탈퇴하고 지난해 새 멤버로 박세미와 함께 영입된 김예원은 데뷔 초 작은 체구에 상대적으로 다른 멤버들에 비해 존재감이 미미했다.
아이돌 걸그룹의 치열한 예능 격전지이기도 한 KBS 2TV 버라이어티 ‘청춘불패2’에 미쓰에이 수지, 씨스타 보라, 카라 지영, 소녀시대 효연 등 쟁쟁한 걸그룹 사이에서 새로운 고정멤버로 투입됐을 때도 김예원에게 기대를 거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예원은 방송 상으로 천덕꾸러기, 무시받는 캐릭터를 자처, 자신을 낮추고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으로 의외의 예능감과 함께 매력을 발산하기 시작했다.
예원은 “‘청춘불패’는 고마운 프로다. 앨범 나온 것도 진심으로 잘 되게 도와주려고 한다. 방송에선 무시받는 캐릭터지만 그만큼 잘 받아줬기 때문에 그것도 가능했다고 생각한다”며 긍정적으로 답했다. 열심히 자신의 캐릭터를 만든 예원의 모습은 올 여름 신드롬을 일으킨 tvN ‘응답하라 1997’ 신원호 감독의 눈에도 들었다. 이에 예원은 신 감독의 러브콜을 받고 비중있는 카메오 역을 맡아 짧은 출연, 첫 연기에도 불구하고 연기자로서도 깊은 인상을 남기며 의외의 흥행 수확을 거뒀다.
올 추석 특집으로 진행된 한 특집 프로그램에서는 여자 아이돌들을 제치고 씨름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자신보다 신장 차가 큰 상대편에 맞서 집념으로 승리를 거머쥔 예원이 이렇게까지 악바리처럼 했던 이유는 바로 쥬얼리와 새 앨범 때문이었다.
예원은 “그 자리에서 만큼은 내가 하는 만큼 나오는 것이었고 순간 쥬얼리 컴백 생각 밖에 안 났던 것 같다. 실제로 이기고 나니까 되게 뿌듯했고 우리 쥬얼리가 1등 했다고 신나하는 멤버들을 보며 정말 행복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실제로 본 예원은 의욕과 열의도 남달랐다. 그는 “쥬얼리로 앞으로 오래도록 활동할 거기 때문에 이번에 1위하고 말거란 욕심보다는 지난번보다 올라간 모습, 점점 나아진 모습을 인정받는다면 성공한 거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할 게 참 많다. 차근차근 올라간다는 생각으로, 인기있는 스타보단 인정받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슈퍼스타K’ 박세미.
쥬얼리의 막내 박세미는 쥬얼리보단 그의 출신지이기도 한 케이블채널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슈스케)가 먼저 떠오른다.
이번 앨범에서 세미는 과감하게 긴 머리를 싹둑 자르고 숏커트로 컴백, 이미지 면에서 가장 큰 변화를 줬다. 세미는 “고급스런 섹시미를 어필하고 싶었다. 기존 쥬얼리가 발랄하고 깜찍한 면이 부각됐다면 이번 앨범은 콘셉트가 조금 다르기 때문에 스스로도 변화를 주고 싶었다. 처음에는 속상하기도 했는데 다행히 주변에서 잘 어울린다고 하니 마음에 든다”며 웃어보였다.
서인국이 우승을 차지했던 시즌1 TOP10 출신인 세미는 쥬얼리에 영입돼 가요계에 데뷔한지 어느덧 2년차다. 세미는 아직도 자신을 따라다니는 ‘슈스케’의 굴레가 싫지 않다고 했다. ‘슈스케’로 인해 쥬얼리로 데뷔할 수 있었고 스피카의 박나래와 함께 같은 시기 활동하게 된 것도 좋고 최근 연기돌로 전성기를 맞은 서인국의 활약이 내 일처럼 기쁘고 자랑스럽단다. 이어 시즌1 출신으로 가요계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시즌2, 시즌3 멤버들을 보며 뿌듯하기도 하다고.
또 함께 활동하진 않았지만 원년멤버 박정아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박정아 언니가 뮤직비디오 촬영 때도 와주셨는데 진짜 예쁘다고 칭찬해주시면서 ‘나 다시 쥬얼리에 들어가면 안 될까’라고 하시더라. 오셔서 후배들 기죽이지 않고 정말 친언니처럼 예쁘게 봐주시는 모습에 밤샘 촬영이었지만 정말 기운이 났다. 이제는 어디 출신 누구의 쥬얼리라는 소리보다 쥬얼리의 박세미로 잘해내고 싶다.”
[쥬얼리(김은정 하주연 김예원 박세미).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고경민 기자 gogin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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