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삼성 대세론은 여전히 유효하다.
삼성과 SK의 한국시리즈가 3차전서 SK 타선 폭발과 삼성 불펜 난타로 새 국면을 맞이했다. 3차전은 타격전이었고, 양팀 타선이 마운드를 압도했다. 분명히 피해는 삼성이 더 컸다. 단기전이면서 장기전의 성격을 갖고 있는 7전 4선승제인 한국시리즈에서는 시리즈 전체의 흐름을 지배하는 게 중요한데 SK의 화끈한 3차전 승리로 흐름은 SK가 가져갔다. SK는 삼성 주요 불펜 투수들을 공략한 자신감을 4차전서 이어갈 것이다.
하지만 삼성은 3차전을 계기로 확실히 마음을 다잡았을 것이다. 1~2차전서 손쉽게 승리하며 부지불식간에 방심이 있을 수 있었다. 사람이라면 당연하다. 3차전 완패로 정신무장을 한다면 그건 독이 아닌 약이다. 류중일 감독도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다. “많이 맞았다. SK가 우리 투수들 연구를 많이 한 것 같다. 우리도 연구를 해야 한다. 잘 추슬러서 4차전 준비를 하겠다. 안지만, 권혁, 차우찬, 심창민을 믿는다. 앞으로 똑 같은 상황이 생기더라도 기용할 것이다”라고 믿음을 보냈다.
17안타 12실점. 충격이긴 하다. 투수들이 정신적인 데미지를 피하는 게 중요하다. 실책 3개를 범한 야수들도 마찬가지다. 실력이 없어서 많은 실점을 하고 실책을 한 게 아니다. 낮 경기라는 특수함, 오랜만에 겪은 실전 천연잔디 경기 등 적응하는 데 낯선 부분이 많았다. 상대도 똑같은 조건이었지만 어쨌든 원정팀 삼성으로선 홈팀 SK보단 더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롯데 양승호 감독은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서 “에버리지”를 강조했다. 간단한 지론이다. “3할 타자가 어제 안타를 하나도 못 쳤으면 오늘은 2개 친다. 1년에 실책을 10개밖에 안 하는 명수비수가 어제 실책 2개를 했다면 오늘은 절대 안 한다. 세이브 30개 하는 선수가 어제 블론세이브를 했으면 오늘은 완벽하게 막아낸다”고 했다.
아무리 변수가 많은 단기전이더라도 선수의 기본 실력이 어디로 가지 않는다는 논리다. 전날 부진으로 다음날 또 부진하지 않을까에 대한 걱정을 하는 순간 마인드 컨트롤이 되지 않는다. 평정심이 중요하다. 자신을 믿으면 된다. 3차전서 뜻밖의 모습을 보여준 이들이 이틀 연속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다. 삼성 선수 개개인 능력은 여전히 리그 최고 수준이다. 조직적인 능력도 SK에 비교 우세다.
2차전서 폭발한 타선이 이틀을 쉬었음에도 3차전서 나쁘지 않았다는 것도 호재다. 삼성은 3차전서 8안타 5볼넷으로 8점을 올릴 정도로 찬스 응집력은 괜찮았다. 이승엽과 최형우의 타격감이 좋았다. 또한 경기 막판 승부가 기울어진 상황에서 9회 SK 마무리 정우람을 공략해 1점을 추격한 것 역시 수확이다. 흐름이 지배하는 단기전은 전날 경기 마무리가 중요한데 전반적인 경기 내용은 좋지 않았지만 희망은 남겼다는 점은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류 감독은 믿음의 사령탑이다. 3차전 대량실점 패배로 갑작스럽게 선수 기용의 틀을 바꿀 것 같지는 않다. 정규시즌서도 부진했던 선수가 살아나길 기다리다 성공하는 케이스가 많았다. 그 믿음과 신뢰엔 기본적으로 야구를 잘하는 삼성 선수들에 대한 확신이 있다. 삼성은 여전히 투타 전력에서 SK에 앞선다. 당장 4차전서 투수진이 제 몫만 해준다면 승리 가능성은 높아진다. 지레 흔들릴 필요는 없다. 아직 삼성은 SK보다 한국시리즈 우승에 1승 앞서있다.
[하이파이브를 하는 최형우와 이승엽, 박석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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