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SK 와이번스는 한국시리즈 5차전 패배로 2승 3패가 됐다. 벼랑 끝에 몰린 SK의 선택은 외국인 투수 마리오 산티아고(28)다. 부상으로 정규시즌 공백이 컸지만, 앞으로 한 경기도 내줄 수 없는 상황에서 SK가 내민 카드는 마리오였다.
마리오는 희망과 불안 요소를 동시에 지니고 있다. 최근 2경기에서 마리오의 그런 요소들이 그대로 드러났다. 마리오는 팀이 1승 2패로 탈락 위기에 놓였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6이닝 4피안타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며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한국시리즈에서는 플레이오프에서의 좋았던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대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장원삼과 맞대결을 펼친 마리오는 2⅔이닝 4피안타 6실점으로 부진했다. 경기 초반 삼성 타선을 압도했으나 3회 들어 급격히 무너지기 시작했고, 최형우의 만루포 한 방에 마운드에서 내려와야 했다.
이러한 두 가지 가능성이 모두 존재하는 마리오지만, SK는 마리오에게 남은 희망을 모두 걸 수밖에 없다. SK에게 한 가지 희소식이 있다면 마리오가 비교적 긴 휴식을 취했다는 점이다. 휴식과 호투 여부의 상관관계는 마리오의 지난 2경기를 통해서 조금은 알 수 있다.
마리오가 롯데 자이언츠를 맞아 무실점 호투를 했던 플레이오프 4차전은 정규시즌이 마감되고 롯데가 두산 베어스와 승부를 벌이는 동안 충분히 휴식을 취한 뒤 등판한 첫 경기였다. 따라서 컨디션 조절이 비교적 용이했다.
반대로 한국시리즈 2차전은 그렇지 못했다. 플레이오프 4차전 이후 2차전이 열리기 전까지 마리오에게 주어진 휴식일은 단 4일에 불과했다. 정규시즌에서 정상적인 로테이션에 따라 화요일에 던진 투수가 일요일에 다시 선발로 나오는 것과 같은 흐름이다. 가끔은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부담이 없지는 않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다. 마리오가 2차전에서 조기 강판된 후 이동일을 가졌고, 3차전이 비로 하루 밀려나면서 마리오는 총 6일의 휴식을 가졌다. 2차전을 앞두고 이만수 감독이 “마리오를 하루 당겨서 쓰게 됐다”며 우려했던 모습이 6차전에서는 나오지 않게 됐다.
긴 휴식의 효과는 김광현도 보여줬다.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2008년에 버금가는 호투로 팀에 승리를 안긴 김광현은 5차전에서 롯데에 공략당하며 하마터면 역적으로 몰릴 뻔 했다. 하지만 5차전에서 등판한 뒤 6일을 쉬고 나온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는 5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휴식이 호투 요인의 전부는 아니지만 적지 않은 영향을 차지하고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선발투수의 피로도를 체크하는 것는 시리즈가 후반부로 갈수록 더욱 중요해진다. 과거에는 에이스가 5전 3선승제 시리즈에서 1,4차전, 7전 4선승제 시리즈에서는 1,4,7차전에 등판하는 경우가 잦았으나 이제는 1차전과 5차전에만 등판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메이저리그에서도 2000년대 초반을 기점으로 포스트시즌에서 3인 선발 로테이션을 꾸리던 것을 4인으로 늘린 것이 대세가 됐다. 과도기였던 2000년대 초중반 포스트시즌에서 4인 로테이션을 사용한 팀들이 3인 로테이션을 고집한 팀들을 격파하면서 투수력 보존과 체력 회복의 중요성을 입증했다. 4인 로테이션의 진가는 디비전 시리즈보다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월드 시리즈로 갈수록 더 빛났다.
SK가 마리오에게 갖는 희망도 그 점이다. 우천 취소 영향으로 정상적인 4인 로테이션을 가동했을 때보다 하루를 더 쉰 마리오는 플레이오프 때와 같이 '슈퍼마리오'가 될 수 있을까?
[마리오의 플레이오프 4차전 투구 모습.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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