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동 1985', 왜 김근태 의원 이름 아닌 가명 썼나?

[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정지영 감독의 차기작 '남영동 1985'는 고(故)김근태 의원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라는 점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 극중 인물은 김종태라는 가명으로 등장한다.

또 다른 실존인물, 고문기술자 이근안 역시 이두한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는데 영화 속 실제 이름을 사용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정지영 감독이 직접 입을 열었다.

정지영 감독은 1일 제작사 아우라픽쳐스를 통해 "영화 속에 등장 인물을 실존인물 이름 그대로 사용하지 않은 이유는, 바로 고문 피해에 대한 이야기가 김근태 의원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아픈 시대에 어쩔 수 없이 억울한 피해를 당해야만 했던 사람들을 대변하는 인물로 김종태를, 그리고 야만의 시대가 낳은 괴물 같은 인물을 이두한이라고 이름 지었다"고 밝혔다.

결국 '남영동 1985'는 가제이기도 했던 야만의 시대를 그린 작품인 셈이다. 1985년 9월 4일부터 벌어진 22일간의 김근태 의원의 고문 사건뿐만 아니라 역사에서 잊혀져 가고 있는 고문 피해자들의 억울함을 대변하는 영화로 봐도 무방하다.

1970~80년대의 공포정치 속에 인권이 유린되고 짓밟힌 시대의 아픔을 그린 영화 '남영동 1985'는 김근태 의원의 사건을 넘어, 한국 현대사를 곱씹어 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개봉은 오는 22일.

[영화 '남영동 1985' 스틸. 사진 = 아우라 픽쳐스 제공]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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