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고동현 기자] 'Again 2007'은 없었다. 하지만 SK의 저력을 보여주기에는 충분한 한국시리즈였다.
SK가 2년 연속 준우승을 기록했다. SK 와이번스는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패했다. 이날 패배로 시리즈 전적 2승 4패를 기록한 SK는 지난해 1승 4패에 이어 2년 연속 삼성에 무릎 꿇었다.
SK는 2000년대 후반 이후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강팀으로 군림하고 있다. 특히 2007년부터 2010년까지는 절대강자였다. 하지만 지난해부터는 삼성에 밀리는 양상이다. 올시즌에도 삼성과의 선두 다툼 대신 두산, 롯데와 2위 싸움을 펼친 끝에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사상 첫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대업을 이뤘지만 쉽지 않은 여정이 예상됐다. 객관적 전력은 물론이고 플레이오프에서 롯데와 5경기를 치렀기에 체력적으로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였다.
1, 2차전만 하더라도 이는 현실이 되는 듯 했다. 삼성의 철벽 마운드에 막히며 1-3, 3-8로 패했다. 하지만 비로 인해 휴식이 하루 더 연장된 3차전에서는 180도 달라진 모습을 선보였다. SK는 3차전에서도 1-6으로 뒤지며 패색이 짙었지만 이내 예전 SK다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12-8로 역전승했다. 여세를 몰아 4차전에서 4-1로 승리,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특히 4차전은 SK에게 여러모로 의미있는 승리였다. 2패 후 4연승을 만든 2007년과 비슷한 과정을 보였기 때문이다. 선발투수 김광현을 시작으로 연속타자 홈런까지 2007년 4차전과 꼭 닮아 있었다. 때문에 이만수 감독이 말한 1, 2차전 패배 이후 우승 확률인 6.7%의 기적이 현실로 다가오는 듯 했다.
결과적으로 이만수 감독이 말한 깜짝 놀랄만한 일도, 2007년의 재림도 없었다. 하지만 SK는 삼성에 쉽사리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한국시리즈에 긴장감을 불어 넣었다.
정규시즌에서 2216일만의 8연패, 1182일만의 4할대 승률, 2109일만의 6위를 기록하고도 일어선 SK답게 한국시리즈에서도 그대로 물러나지 않았다. SK는 비록 한국시리즈 주인공은 아니었지만 주연 못지 않게 빛난 조연이었다.
[2년 연속 준우승을 차지한 SK 선수단.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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