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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대학(大學). 말 그대로 '큰 배움'이라는 말이다. 우리는 궁극적으로 세상의 넓이와 깊이를 배우기 위해 대학에 간다. 고등학교까지의 배움이 기본적인 소양과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이라면, 대학은 그보다 더 고차원적이며 추가적인 공부를 하고자 할 때 진학한다.
그러나 최근 들어 '대학'의 의미가 많이 퇴색된 것이 사실이다. 누군가는 스펙을 쌓아 좋은 직장에 취직을 하기 위한 발판이 되고, 또 다른 사람에게는 새로운 사회로의 영입을 위한 통로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대학은 큰 배움의 터전이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매년 이맘때쯤 아이돌들의 대학입학 소식이 이목을 끈다. 현재까지 걸그룹 f(x) 크리스탈이 한양대 연극영화과에, 달샤벳의 수빈, 걸스데이의 혜리가 건국대 영화과에 수시모집 전형을 통해 최종합격한 것이 알려졌다.
크리스탈은 연예특기자 전형으로 실기시험과 면접을 거쳐 최종합격 통보를 받았다. 수빈과 혜리는 특기자전형이 아닌 일반 전형으로 합격했지만 실기점수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과의 특성상 그 동안의 연예활동이 다른 응시자에 비해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인기와 연예활동으로 대학에 쉽게 합격을 하는 것은 불공평하다"는 의견과 "연예활동을 한 경험이 수능점수보다 더 귀한 성적이 아니냐"라는 생각이 대치하고 있다. 양 측의 의견 모두는 각 논리로 따져 보았을 때 수긍할 만한 내용이다. 실제로 연예활동을 하는 아이돌 등이 입학하는 대학의 경우, 일반 학생들이 들어가려면 높은 점수를 획득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노력을 요구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들이 지니고 있는 재능이나 경험 또한 거저 이뤄진 것은 아니라는 것도 인정해야 한다. 입장 차이가 있을 뿐이지, 각자 노력한 결과에 따라 대학이 합격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쟁점은 다른 곳에 있다. 바로 합격 이후, 대학생활에 임하는 태도다. '큰 배움'에 정말 뜻이 있냐는 것이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최대한 수업에 참여하고, 다른 친구들과 동일하게 시험을 치르고 과제를 제출할 만큼의 열정과 자세가 갖추어졌을 때, 비로소 대학생으로서 대중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다. 대학생활을 성실히 할 생각이 없으면서 대학 이름만을 취하려 한다면 비난을 면하기는 어렵다.
현재까지 대학에 합격한, 그리고 앞으로 합격하게 될 아이돌에게 축하를 보낸다. 그리고 묻고 싶다. 조권과 예은처럼 학교생활을 할 자신이 있냐고. '큰 공부'를 할 준비가 됐냐고 말이다.
[2013년도 대학입시에 합격한 크리스탈 수빈 혜리(위), 2013년도 대학입시를 포기한 수지 설리 설현(중간), 대학생활을 성실히 하고 있는 조권, 예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해피페이스엔터 제공]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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