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0구단 시대가 본격화되는 것인가.
KT와 수원시의 6일 10구단 양해각서 체결로 10구단 유치전이 본격화됐다. KT가 10구단 사업자로 최종 확정된 건 아니지만, 현 시점에선 분명 전라북도와의 경쟁에선 앞서있다. KBO는 연내로 이사회를 개최해 10구단 사업자 및 연고지를 확정할 계획이다. 그럴 경우 10구단은 곧바로 코칭스텝, 프런트 구성에 이어 내년 8월 신인드래프트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선수수급에 들어갈 것이다.
야구계에선 10구단이 2014년 2군 진입에 이어 2015년 1군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럴 경우 경기 방식에 대한 고민이 가중될 전망이다. 일단 9구단 체제로 치러지는 내년엔 팀간 16차전씩 팀당 총 128경기를 치른다. 올 시즌보단 5경기를 덜 치른다. 하지만, NC의 가세로 전체 경기수는 532경기서 576경기로 44경기가 늘어난다. 10구단 체제에선 팀당 경기수를 비롯해 리그 운영 방식에 대한 전반적인 고민이 커질 것이다.
▲ 양대리그제 재도입 가능한가
KBO는 1999년과 2000년 드림리그와 매직리그라는 양대리그제를 도입한 바 있다. 하지만, 2001년 단일리그제로 회귀했다. 1999년엔 동일리그 팀들과는 20차전, 타 리그팀과는 18차전을 치렀다. 심지어 2000년엔 리그에 관계없이 모두 19차전을 치렀다. 삼성과 롯데는 리그를 서로 맞바꾸기도 했다. 사실상 리그 구분의 의미가 없어졌다. 근본적으로 팀수가 적다보니 리그간 차별성을 두기도 어려웠다. 양대리그 자체의 전통과 경험이 없다보니 정체성도 모호했다.
10구단 체제가 현실화되면 양대리그 제도가 재탄생할 수 있을까. 쉽게 결론을 짓지 못할 문제다. 5팀이 하나의 리그를 구성한다면 필연적으로 1팀씩 쉬어야 한다. 양 리그에서 경기를 치르지 않는 1팀이 맞대결을 한다면 사실상 1년 내내 인터리그를 갖는 것과 같다. 10구단 양대리그 체제 역시 차별성과 독립성의 문제가 나올 수 있다.
10구단 체제로 단일리그를 치른다고 해도 팀간 경기수를 고려해야 한다. 현장에선 133경기 체제도 빡빡한 일정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예를 들어 팀간 15차전을 할 경우 135경기, 전체 675경기의 일정이 나올 수 있다. 한 팀이 치르는 경기 수가 예년과 비슷하다. 또 매일 5경기씩 치르면서 1팀도 쉬지 않고 시즌을 치른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우천취소 경기가 많은 한국의 현실상 8~9월 일정이 대거 밀리면 시즌 막판 추후일정이 꼬일 우려는 있다.
근본적으로 한국은 야구 시장이 좁고, 인프라도 열악하다. 여기서 최적의 경기 방식을 찾아야 하고 현실에서도 동떨어지면 안 된다. 10구단이 생길 경우 10팀 모두에 긴장감과 기대감을 안겨줄 수 있는 경기 방식을 고안해야 한다. 양대리그제 도입은 분명 심사숙고할 문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더 많은 팀이 생긴다는 가정 속에서 다양성과 개성 확립을 위한 양대리그제 도입을 마냥 외면할 수도 없다.
▲ 포스트시즌은 어떻게 되나
10구단 체제에선 정규시즌뿐 아니라 포스트시즌 방식에 대해서도 고려를 할 필요가 있다. 10팀이 리그에 참가할 경우 현재의 방식인 4위~1위까지의 사다리꼴 포스트시즌을 고수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현재 포스트시즌 방식이 모두를 만족시켜주는 건 아니지만, 대체로 최대한 많은 팀이 가을잔치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면서도 상위팀에 어드벤티지를 준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하지만, 10구단 체제가 들어선 뒤 정규시즌 진행 방식이 바뀔 경우 포스트시즌 제도가 손질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만약 양대리그가 시행된다면 현 포스트시즌 방식은 상당 부분 바뀌는 게 불가피하다. 또한, 단일리그 속에서도 좀 더 흥행과 재미를 높이기 위한 최적의 포스트시즌 방식 연구를 할 필요가 있다. 현 포스트시즌 방식은 분명 장점과 단점이 있다.
어쨌든 9구단 체제는 오래가지 못하고, 오래가서도 안 된다. 어떻게든 연내 10구단 사업자가 확정돼 9구단 파행 체제는 최대한 빨리 끝나야 한다. 야구계가 더 이상 10구단 체제의 당위성을 놓고 설왕설래를 할 시기는 지났다. 10구단 체제가 현실화될 것에 대비해 정규시즌, 포스트시즌을 좀 더 합리적이고 흥미있게 치르는 방법에 대한 건설적인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
[문학구장(위), 대구구장(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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