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T가 10구단이 되기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 KT가 6일 경기도청에서 수원시와 손을 잡고 2014시즌 2군 진입에 이어 2015시즌에 1군 진입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KT와 수원시는 이날 10구단 창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결론적으로 아직 10구단은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다. KT와 수원시가 10구단 창단 의사와 프로야구 참여 로드맵을 밝혔을뿐이다. MOU는 법적인 구속력은 없다.
공은 KBO 이사회로 넘어갔다. KBO 이사회에서 기존 9개 구단 이사들과 KBO 총재 중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10구단이 창단될 수 있다. 더구나 10구단은 수원시-KT뿐 아니라 전라북도도 유치를 희망하고 있다. 다만, 아직 전북은 연고지 파트너를 결정하지 못한 상태라 수원시-KT에 10구단 창단 경쟁에서 한 발 뒤져있다. 어쨌든 여러 정황상 KT-수원시가 10구단을 유치하지 못할 이유는 전혀 없다.
KT는 2007년 현대의 갑작스러운 해체 이후 프로야구에 뛰어들려다 막판 고위층들의 반대로 발을 빼면서 야구계의 엄청난 반발을 샀다. 당시엔 준비도 부족했고, 마음만 앞섰다. 5년이 지난 지금은 다르다. 이미 내부에서 테스크포스팀이 구성돼 수원시와 손을 맞잡고 차근차근 준비를 해왔다. 수원구장 리모델링과 신축구장 건립 계획, 지하철 4호선 연장선 건립 계획까지. 수원시와 KT는 10구단을 말로만 외치는 게 아니다. 이번엔 진정성이 묻어난다.
KBO는 2011년 2월 9~10구단 창단 조건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신규 구단 보호지역은 창단 신청일 기준 인구가 100만명 이상의 도시여야 한다. 또한, 모기업의 유동비율이 150% 이상이거나 부채비율이 200% 이하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자기자본 순이익율이 10% 이상 혹은 당기 순이익이 1천억원 이상이 돼야 한다.
10구단의 KBO 회원사 가입 조건은 불입자본금 10억원 이상의 주식회사 설립, 가입이 승인된 날부터 5년 이내로 25000석 규모의 전용구장 확보, 이사회가 정하는 가입금 및 야구발전기금 납부, 현금 100억원 KBO 예치 등이 있다. KT와 인구 120만명이 넘는 수원시는 이 모든 조건에 부합하거나 조건을 맞출 수 있다. 더 이상 기존 회원사들이 “10구단 후보기업들이 야구단을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이 되는지 알 수 없다”라는 말을 할 수가 없다.
또한, KT는 국내 굴지의 통신기업이다. 인천을 연고로 하는 SK와 통신 라이벌 구도를 형성할 수 있다. 라이벌 의식이 부족한 국내프로야구에서 흥행을 부추길 수 있는 요소다. 기존 잠실 라이벌 두산-LG, 창원-부산의 롯데-NC는 지역 연고와 연관된 라이벌이지만, SK-KT는 경기도 지역 연고 및 수도권 통신 라이벌이라는 의미를 추가할 수 있다.
야구계는 KT의 움직임에 대해 뭐라 코멘트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기존 9개 구단들은 KBO 이사회 상정 이전인 현 시점에서 찬성 혹은 반대를 언급하는 게 조심스럽다. 사실 KT와 수원시가 전북을 의식해 다소 성급하게 선수를 친 듯한 느낌은 분명히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10구단의 당위성은 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다. KBO는 규정과 절차에 따라 수원이든 전북이든 10구단 유치 안건을 올해 안으로 공정하게 처리하면 된다. 그건 선수협의회와의 약속이기도 하다. 기존 회원사들은 더 이상 10구단 유치 움직임을 반대할 명분이 없다.
[KT-수원시의 양해각서 체결 장면.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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