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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최근 종영한 KBS 2TV 수목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에는 다양한 인간군상들이 등장한다. 사랑을 위해 모든것을 버린 남자 강마루(송중기)와 여자 서은기(문채원), 돈과 명예를 위해 사랑을 버린 여자 한재희(박시연), 그리고 그 여자를 위해 자신을 버린 안민영(김태훈)이 있다.
이들 중 상대적 악역으로 그려진 인물은 한재희와 안민영이다. 특히 안민영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재희의 편에 서서 그녀가 원하는 모든 것을 갖게 만들어 주지만, 또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그녀의 목을 죄어 온다. 결국은 또 사랑하는 재희를 위해 자신의 모든것을 던졌다.
▲ 1차원적인 악역이면 더 쉬웠겠죠
'착한남자'에 등장하는 악역을 단순한 악인이라고 표현하기는 힘들다. 모두가 자신들만의 사연을 간직한 채 살아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악행이 정당화되진 않지만, 그만큼 상처와 아픔을 품고 살아가는 인물들이다.
"안민영이 1차원적인 악역이면 더 쉬웠을 거에요. 하지만 그런게 아니잖아요. 자신의 안위를 위해서가 아닌, 사랑하는 여자(재희)를 위해 모든것은 내던지니까요. 그런 부분을 표현하는 것이 힘들었요. 시청자들이 봤을때 '그냥 나쁜놈'이라는 생각이 들면 안되니까요."
김태훈은 악행을 저지르는 악인 안민영과 사랑하는 여자에게 지고지순한 사랑을 보낸 안민영 사이에서 감정선을 타야했다. 절대적인 악인도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착하고 순한 사람은 아니었기에 그 감정선을 타기란 여간 어려운일이 아니었다.
"저는 안민영이 악역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한여자에 대한 사랑으로 벌인 일이잖아요. 스스로 나쁜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절대적인 악인으로 보여지기 마련이니까요. 그 중간선을 타는것이 정말 힘들었어요. 겉으론 차갑고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사람이지만 속으로는 마루나 박변호사(이상엽) 만큼이나 깊은 사랑을 지닌 사람이고, 또 속으로는 상처가 많은 사람이 바로 안민영이니까요."
▲ 재희를 향한 민영의 사랑을 대변하자면…
재희를 향한 민영의 사랑은 사실 정상적이진 못했다. 처음에는 지고지순한 사랑을 보내는듯 했지만, 재희의 목표를 이뤄주기 위해 행했던 민영의 행동들은 삐뚫어진 사랑이라 부를수 있었다. 이에 대해 김태훈의 생각을 들어봤다.
"민영이 재희에게 직접적으로 감정을 드러낸 부분, '내가 널 사랑하는데' '넌 내여자다'라고 이야기 한 것은 그럴수 있다고 생각해요. 재희에게 보낸 사랑을 순수한 사랑이죠. 하지만 사고를 사주하거나, 서회장(김영철)의 죽음을 방조한것 등은 분명 잘못된 부분이지만, 이 역시도 재희를 위한 것이었어요. 재희를 향한 마음이 크다는 생각으로 연기를 했죠."
마지막회에서 민영은 재희 곁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7년의 시간이 흐른 뒤 교도소에서 출소를 했고, 그를 마중나온 재희를 보고도 뒤돌아서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민영의 모습은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그렇다면 민영은 재희를 향한 그 지독한 사랑을 언제 끝낸 것일까.
"재희를 향한 마음은 은기를 칼로 찌르려 결심했을때 이미 정리했을 거에요. 재희에게 '내가 태산이 욕심나 꾸민 짓이다'고 말하면서 자수를 하겠다고 하니 재희가 '마루나 너나 똑같다. 너네들이 뭔데 날 책임지려 하냐'고 대꾸를 하죠. 그때 정말 슬픈 감정을 느꼈어요. 떠나야겠다는 결심은 그때가 아닐까요? 마지막으로 눈감고 있는 재희를 보고 작별인사를 한 셈이죠."
▲ 연이은 작품활동, 성장하는 과정이라 생각
김태훈은 쉼없이 작품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배우 중 한명이다. 연이어 작품을 하면서 지칠법도 했지만 그런 기색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힘들진 않아요. 작품을 통해 성장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요. 독립 영화를 하거나 그럴때는 작품수가 적고 기다리는 시간이 길지만, 조급하진 않았어요. (작품이) 없으면 없는 안에서 고민하는 시간이 쌓이는 것 같아요. 작품을 하면서 그 인물로서 폭을 넓히는 기회나 방법도 굉장이 중요한 일이잖아요. 지금은 작품을 많이, 또 다양하게 해서 아직은 부족하고 완성되지 못한 모습일지라도 두려워하지 않고 성장해 가길 바라는 마음이 있어요."
안민영을 끝낸 김태훈.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하고 싶고, 또 어떤 활동을 이어갈 것인지, 향후 활동 계획을 물었다.
"아직 결정된 것은 없지만 다양한 것들을 해보고 싶어요. 장르도, 캐릭터도 많이 해보고 싶어요. 지금까지도 지극히 정상적인 아픔이 있는 보통 인물, 순수하고 어리한 노총각, 한여자를 잊지 못하는 찌질한 역할 등 다른 인물로 살아봤죠. 앞으로도 정말 많은, 다양한 역할을 해볼 계획입니다.
[김태훈, '착한남자'에 출연한 김태훈과 박시연. 사진 = 사람 엔터테인먼트 제공, '착한남자' 방송화면 캡처]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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